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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기댈 곳 없는 희귀질환자들‥'1%의 1%' 어쩌나

[집중취재M] 기댈 곳 없는 희귀질환자들‥'1%의 1%' 어쩌나
입력 2023-03-18 20:24 | 수정 2023-03-1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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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희귀질환들은 완치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평생의 경제적 부담이 따르게 됩니다.

    국가가 '희귀질환'을 따로 분류해서 치료비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희귀질환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조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6살인 은우는 아직도 유모차를 탑니다.

    키는 100cm가 안 되고 몸무게는 14kg, 또래 기준으로 하위 1%의 왜소한 체격입니다.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괴사성 장염'이 생겨서, 소장을 10cm만 남기고 전부 잘라냈습니다.

    소화 흡수가 안 되는 희귀질환, '단장증후군'을 앓게 된 겁니다.

    음식을 먹지 못하니 콧줄로 특수 분유를 넣고, 매일 밤 10시간씩 어깨에 꽂은 줄로 영양 주사를 맞습니다.

    [은우 어머니/단장증후군 환자 가족]
    "소장이라는 장기 자체가 이식이 되게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이 길이가 정상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저희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불치병인 거죠."

    매달 들어가는 병원비만 최소 2~3백만 원입니다.

    단장증후군 중에서도 선천성 환자는 '국가관리 희귀질환'으로 인정받지만, 은우 같은 후천적 환자의 경우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현영/서울대병원 소아외과 교수]
    "2차성인 경우에 (한 해에) 약 2명에서 5명 이내입니다. 그러니까 '극 희귀질환'으로 볼 수 있지만 모든 지원에서 벗어나 있는 셈이죠."

    '농포'로 불리는 고름 물집이 온몸을 뒤덮고 있습니다.

    농포가 터져 진물이 흐르고, 피부가 굳으면 껍질이 계속 벗겨집니다.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피부질환인 '건선' 중에서, 1% 미만의 확률로 나타나는 '전신농포건선'입니다.

    김재진 씨는 5살 때부터 이 병을 앓았습니다.

    [김재진/전신농포건선 환자]
    "한 번씩 내복을 털면 (각질이) 과자 한 상자 있죠? 이런 거 하나 정도는 가볍게 채워요."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면 고열과 합병증이 와서 장기간 입원해야 하다 보니, 다니던 회사를 여러 차례 그만뒀고 지금도 무직입니다.

    [김재진/전신농포건선 환자]
    "(치료 1번에) 80만 원에서 100만 원씩 병원비 들어가고, 일상생활 못하고, 직장에서는 쫓겨나고 그러니까 금전적인 게 제일 힘들어요."

    일반 '건선'은 중증일 경우 국가 지원을 받지만, 전체 약 3천 명 수준으로 추정되는 전신농포건선 환자들은 지금도 예외입니다.

    이 같은 희귀질환 환자들은 치료비는 물론 사회적 편견에도 맞서야 합니다.

    [박은주/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
    "감염성 질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염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오해와 편견 속에 환자들은 대부분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을 겪게 돼서…"

    현재 국가가 관리하는 희귀질환은 1,165개.

    하지만 일상과 생계를 위협받는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영상취재 : 손지윤, 한지은 / 영상편집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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