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가뭄은 내륙지방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인구 140만의 대도시 광주도 제한급수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 년만 거슬러 올라가보면 남부지방은 반대로 물난리도 겪었죠.
홍수 아니면 가뭄이라는 건데, 원인은 역시 기후변화입니다.
물 공급도 지금처럼 댐에 강물을 모아서 쓰는 식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는데요.
류현준 기자가 내륙의 가뭄 실태와 함께 물관리 대안까지 정리했습니다.
◀ 리포트 ▶
섬진강 지류를 막아 만든 동복호.
커다란 호수는 사라지고 작은 개울만 흐르고 있습니다.
바싹 메마른 호수 바닥은 마치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져 있습니다.
1980년대 동복댐 건설 이후 수몰됐던 보석 다리입니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이 다리도 가뭄으로 모습을 완전히 드러냈습니다.
동복댐의 저수율은 작년 이맘때의 절반에 불과한 18.76%.
작년 12월 30% 선이 깨지더니 이달에는 14년 만에 2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동복호는 인구 140만 광주시의 가장 큰 식수원입니다.
시내 한 목욕탕.
물이 귀해져 냉탕에는 더 이상 물을 담지 않고, 온탕도 절반만 물을 채우고 있습니다.
[변영태/목욕탕 사장]
"지금 탕 절반 정도 수위의 물을 받고 있고요."
<이런 일을 겪어 보셨나요?>
"없었습니다. (목욕탕 영업을) 제가 20년하고 있는데‥"
큰비가 오지 않는 한 5월 말쯤엔 30년 만에 제한급수가 불가피합니다.
반대로 3년 전 섬진강 유역은 홍수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시 이틀 동안 내린 비는 355밀리미터.
작년 8월부터 올해 초까지 반년 동안 내린 비의 양과 맞먹습니다.
[엄기봉/농민]
"(2020년에) 비가 올 때는 집중 호우로 쏟아져서 피해를 많이 봤어요. 그 뒤로는 비가 적당히 와야 하는데 안 왔어요."
기후변화로 인해 강우 형태가 극단적으로 바뀌면서, 댐에 강물을 저장하고 방류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가뭄과 홍수 모두 대비하기가 어려워진 겁니다.
따라서 물 관리 역시 기후변화에 맞춰 달라져야 합니다.
우선 지역별로 흩어져있는 각각의 수자원을 망처럼 연결하는 관로 설치를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김민환/호남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기후 변화로 인해서 지역 간의 물 균형이 매우 편차가 심해졌습니다.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유역 간에 물 이동이 가능할 수 있는 연결 수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을 많이 쓰는 도시에선 빗물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 공과대학의 한 건물, 지붕에 떨어진 빗물을 지하실 아래 250톤짜리 물탱크에 모아뒀다 쓰고 있습니다.
[한무영/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
"지붕에서 떨어진 빗물은 비교적 깨끗하기 때문에 아무런 처리를 안 하고도 화장실 용수로 쓸 수가 있고요."
도시의 건물 곳곳에 빗물 탱크를 설치하면 물도 절약하고, 집중 호우 땐 홍수 피해도 줄일 수 있습니다.
광역 상수도에서 벗어나 있는 섬이나 해안 지역은 다른 해법이 필요합니다.
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완도군 보길도에는 작년말 지하수댐이 설치됐습니다.
땅 속에 높이 최대 6m의 옹벽을 설치해 지하수를 가두고, 이를 저수지로 보내 생활용수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바닷물을 염분이 없는 물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시설도 더 필요합니다.
지난해 처음 건조된 해수담수화 선박 드림즈호, 가뭄이 극심한 소안도에 시범적으로 하루 1백 톤씩 물을 공급했지만, 물이 모자란 섬은 많습니다.
[이상호/국민대 건설시스템공학부 교수]
"어떤 지역은 물이 갑자기 부족해질 수도 있고 물이 남아돌 수도 있고요. 변동성을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동하면서 물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후변화로 가뭄과 홍수가 잦아지고 예측도 어려워진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맞춤형 물 관리 대책이 시급합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김신영, 정인학 / 영상편집 :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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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류현준
[집중취재M] 홍수 아니면 가뭄‥물관리 실패 잇따라
[집중취재M] 홍수 아니면 가뭄‥물관리 실패 잇따라
입력
2023-03-22 20:16
|
수정 2023-03-22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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