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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한바퀴] 폐허가 된 문닫은 스키장‥'개발·방치' 말고 '복원'은 어떨까요?

[지구한바퀴] 폐허가 된 문닫은 스키장‥'개발·방치' 말고 '복원'은 어떨까요?
입력 2023-03-25 20:23 | 수정 2023-03-2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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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이곳은 지난 2006년에 문을 닫은 강원도 고성 진부령의 알프스 스키장입니다.

    스키장이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주변 환경과 식생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하는데요.

    스키 인구 감소와 기후 변화로 이렇게 문을 닫는 스키장은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이 버려진 스키장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리포트 ▶

    17년 째 방치돼 있는 3개의 슬로프엔 수풀이 무성합니다.

    거대한 콘도는 폐허로 변했고, 지붕은 폭격을 맞은 것처럼 무너졌습니다.

    버려진 지 오래되다 보니 최근에는 유튜버들이 폐가 공포체험 영상을 촬영하겠다며 자주 찾는 곳이 됐습니다.

    아마 대여하는 용도로 쓰였던 옷인 것 같은데 스키복들 이렇게 많이 놓여져 있고요.

    스키와 부츠들이 이렇게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알프스 리조트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문을 연 스키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낮아 다른 스키장들이 속속 생겨나자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한 때 재개발 계획이 추진됐지만 5년 전 무산됐습니다.

    이대로 둬도 괜찮을까?

    슬로프 위쪽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곳곳에 큰 물줄기가 새로 생겨났습니다.

    경사면 침식이 이어지면서 안전펜스 곳곳이 무너졌습니다.

    흙이 파여 나간 곳은 살짝만 만져도 마치 모래처럼 바스러집니다.

    슬로프에 새로 생긴 물길 안에 들어와 봤습니다.

    성인 남성 허리 높이 이상으로 깊숙이 파여 있는데요.

    이대로 계속 방치된다면 이 물길은 더 깊어지고 넓어질 겁니다.

    그렇게 되면 유실되는 토양의 양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산 정상부를 살펴보니, 슬로프를 만들기 위해 산을 깎아냈던 곳이 계속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두면 큰 산사태로 숲은 더 많이 훼손될 수밖에 없어 식생 복원이 시급합니다.

    [박은정/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상단부에서도 지금 토사 유실이 계속 발생을 하고 있어서 그런 재해(산사태) 부분에 있어서도 사실 신경을 써야 되는 부분이고."

    더구나 이곳은 백두대간보호지역의 한복판입니다.

    스키장과 그 주변 마을은 마치 구멍이 난 것처럼 백두대간보호지역에서 제외된 상태입니다.

    장기간 방치된 슬로프에는 주변 식생과는 다른, 황무지에서 쉽게 자라는 외래종이 자리 잡을 우려가 큽니다.

    외래종 식물들은 빠르게 번져서 백두대간 생태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곳과 마찬가지로, 12년째 쓰지 않는 태백 오투리조트의 상부 슬로프들 역시 백두대간 보존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복원이 필요합니다.

    [최윤호/백두대간 숲 연구소장]
    "외래종들이 다시 백두대간의 주요한 생태축에 더 파급돼서 생태계의 질을 하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주민들도 지금은 원상회복을 바라지만, 사유지가 많은데다 건물 철거비용 등이 걸림돌입니다.

    [신황용/스키장 인근 마을 이장]
    "마을 지저분하기만 하죠. 깨끗한 마을이 안 되는 거지‥원상 복귀하는 게 훨씬 낫지요."

    국내에서 문을 열었던 스키장 19곳 중 문을 닫은 곳은 3분의 1가량인 6곳,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익을 위해 산과 숲을 훼손한 만큼, 복원하는 책임도 함께 지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위동원 /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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