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봄이 무르익기 시작하면서 꽃과 나무들도 화사하고 푸르게 피어나고 있는데요.
알고 보면 우리의 '의식주'는 식물을 빼놓고는 이야기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과 식물은 공존하고 있습니다.
오늘 현장36.5에서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토종 식물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사람들이 일하는 현장으로 허원철 영상기자가 가봤습니다.
◀ 리포트 ▶
여기 직업은 화가지만, 모험이 더 익숙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소영/식물세밀화가]
"봄은 유난히 바쁜 계절인 것 같아요. 식물은 굉장히 느리다고 생각하지만 변화가 굉장히 빠르거든요. 제가 그림 그려야 할 식물이 있으면 채집해요. 미선나무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식물이거든요. 우리나라의 고유한 식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식물세밀화가가 그려야 하지 않냐는 생각이‥"
그리고 관찰은 정밀한 기록으로 이어집니다.
[이소영/식물세밀화가]
"식물세밀화는 식물의 해부도라고도 할 수 있어요. 존재를 안다는 건 이름을 아는 거잖아요. 그 이름 하나하나를 다 불러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생겼는지 종의 특징을 알아야 되는 것이고‥"
소영씨에게 식물을 기록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이소영/식물세밀화가]
"먹는 것 그리고 입는 것 그리고 우리가 사는 건축물을 지을 때도 목재가 필요하고 이런 가구들도 다 나무잖아요. 우리는 식물에 빚을 지고 있는데, 그만큼 우리가 식물에 대해서 잘 아는가? 그리고 관심이 있는가?"
식물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찬 또 다른 현장으로 가볼까요?
[이유미/국립세종수목원장]
"그러면 (우리나라) 자생 고사리가 실내 조건 속에서 추위에 견디는 저항성이 외국 고사리보다 더 낫다?"
[백생글/국립세종수목원 연구원]
"네, 외국 고사리보다."
[이유미/국립세종수목원장]
"그러면 여러모로 좋은 거네?"
[이유미/국립세종수목원장]
"회색도시에 살면서 가장 필요한 것들이 우리 곁에 식물을 두는 일인데 식물의 소재들이 대부분 외국 식물들이에요. 그래서 우리나라 자생의 식물 소재들이 어떤 것들이 좋은 소재들인지 골라내고‥"
식물을 대하는 각자의 방식은 다르지만, 연구자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이유미/국립세종수목원장]
"숨 쉬는 일부터 우리가 호흡하는 일부터 식물에서 출발합니다. 식물이 없는 인간은 생각할 수 없는 거죠."
[이소영/식물세밀화가]
"우리는 식물한테 모든 걸 다 얻고 있어요. 이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취재·구성 : 허원철 / AD : 송승희 / 영상편집 : 이혜지 / 그래픽 : 박민지 / 취재 협조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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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허원철
[현장36.5] 이름 모를 너를 바라'봄'
[현장36.5] 이름 모를 너를 바라'봄'
입력
2023-03-25 20:25
|
수정 2023-03-2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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