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집에서 잠을 자던 중에 화재로 세상을 떠난, 나이지리아 국적의 어린 남매 네 명의 사인이 '연기로 인한 질식사' 인 것으로 잠정 조사됐습니다.
조금 전에야 아이들의 빈소가 차려졌는데요.
이 가정은 낯선 타국 땅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도움을 청할 곳조차 마땅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먼저 차현진 기자의 보도 보시고, 이어서 이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 내몰려 있었는지 송재원 기자가 현장에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 리포트 ▶
한 방에서 잠을 자다 세상을 떠난 4남매.
불과 하루 만에 영정 사진 속에서 웃고 있습니다.
지자체 등의 도움으로 오늘 오후 늦게야 마련된 빈소.
영정의 국화꽃 두 송이와 복도에 놓인 화환 두 개가 애처로움을 더합니다.
[케네스 놔포(4남매 외삼촌)]
"우리 모두는 충격을 받았고‥(저도) 어제부터 슬퍼서 음식을 입에도 못 댔습니다. 이건 우리 모두에게 힘든 일입니다."
낯선 땅에서 이방인 가족의 삶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박천응/'국경없는마을' 이사장]
"자녀가 다섯 명이고‥혼자 벌어서 어떻게 먹여 살립니까."
하지만 지원의 손길은 멀었습니다.
배우자나 자녀 가운데 한국 국적자가 한명이라도 있으면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될 수 있지만, 이들은 모두 나이지리아 국적이어서 애당초 자격이 없었습니다.
코로나19로 한창 힘들 때마저 외국인 신분인 탓에 대부분의 복지 혜택에서 소외됐습니다.
민간 후원으로 간신힌 연명했다고 합니다.
[권순길/안산시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장]
"가끔 후원 물품들 들어오면 (가족들에게) 오라고 그랬어요‥뭐 예를 들어서 쌀이라든지 또 영양제라든지‥애기들이 있으니까 와서 가져가라고 그래서 와서 가져 가기도 했고‥"
경찰은 이번 화재에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잠정 결론냈습니다.
합동 감식과 부검 결과 시신에 외상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화재 연기로 인한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1차 소견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2도 화상을 입었고, 어머니도 척추가 골절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
병상에 누운 부모와 떨어진 두 살 딸은 당분간 임시 보호소인 '그룹홈'에서 지낼 예정입니다.
안산시는 부모의 치료비와 아이들의 장례비를 지원하는 한편, 임시 주거지를 마련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 허원철 / 영상편집 :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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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차현진
나란히 놓인 영정 앞 국화 두 송이 뿐‥나이지리아 4남매의 슬픈 빈소
나란히 놓인 영정 앞 국화 두 송이 뿐‥나이지리아 4남매의 슬픈 빈소
입력
2023-03-28 20:05
|
수정 2023-03-2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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