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해 10.29 참사 당시, 경찰의 늑장 보고와 늑장 대응이 논란이 됐었죠?
이후 경찰은 스스로 신속한 보고 체계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이번 납치 사건에서도 지휘부로 보고가 되는데 까지, 한참이 걸렸습니다.
관할 경찰 서장 조차, 피해 여성이 숨 지고 나서야 첫 보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차현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누가 여성을 때리고 차량에 태워 끌고 갔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건 지난 29일 밤 11시 46분.
경찰은 이들의 행방을 42시간 만에 찾았지만 이미 여성은 숨진 뒤였습니다.
앞서 일당은 납치 26분 만인 30일 0시 12분 서울을 빠져 나갔습니다.
이어 용인과 평택을 거쳐 대전으로 향했고, 차량을 버린 뒤 청주와 성남으로 달아났습니다.
그 시각 일선에선 최고 출동 지령인 '코드 제로'를 발령하고 일당을 추적했지만, 관할 경찰청장과 서장 등 주요 지휘부는 납치 발생조차 몰랐습니다.
수사를 맡은 서울 수서경찰서장이 첫 보고를 받은 건, 납치 다음날인 30일 오전 7시 2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그 직전인 오전 6시 55분에 보고를 접했습니다.
살해된 여성의 시신이 매장까지 된 걸로 추정되는 오전 6시보다, 한 시간이나 늦은 때였습니다.
장거리 도주극이 벌어지는 동안 긴급 인력 지원 같은 각 지방경찰청간의 협조 지휘가 사실상 먹통이 된 겁니다.
수서경찰서장은 보고를 받은 뒤에야 필요한 수사 인력을 늘리라고 처음으로 지시했습니다.
납치 직후인 30일 새벽 대전경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 등에 보낸 공조 요청도 지휘부 보고 없이 이뤄졌습니다.
따라서 29일 밤 납치 시점부터 30일 오전 7시 대전의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포착될 때까지, 일당의 구체적 행적이 지금도 오리무중입니다.
보고가 늦었다는 비판에 수서경찰서장은 "야간과 휴일은 상황관리관 체계로 운영된다"면서 "좀 더 지휘부에게 빨리 보고됐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10.29 참사' 때 늑장 보고와 그에 따른 부실 대응 논란을 키웠지만, 이번에도 보고 체계에 허점이 드러났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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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차현진
여성 숨진 뒤에야 '윗선 보고'‥'10.29 참사' 교훈 벌써 잊었나?
여성 숨진 뒤에야 '윗선 보고'‥'10.29 참사' 교훈 벌써 잊었나?
입력
2023-04-0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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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4-0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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