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후쿠시마산 수산물, 국내로 결코 못들어온다?

◀ 앵커 ▶

한일 정상회담 이후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국내수입 재개를 일본이 요청했다는 현지 보도가 잇따랐는데, 우리 대통령실은 여기에 강하게 반박하고있죠.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에 들어올 일은 결코 없다"고 밝혔는데요.

정말 그런지, 팩트체크 '알고보니'에서 따져봤습니다.

이준범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의 가장 중요한 기점은 2019년 WTO 결정입니다.

우리 정부의 규제가 부당하다며 일본이 제기한 분쟁에서 WTO가 우리 손을 들어준 겁니다.

[윤창렬/당시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 (2019년 4월)]
"우리의 수입규제 조치가 WTO 협정에 합치한다고 판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일본의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은 앞으로도 수입이 금지되고‥"

당초 1심격인 제소기구는 후쿠시마 수산물의 방사능 수치가 다른 나라와 비슷하다며, 수입 금지가 차별이라는 일본의 입장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이 결론은 최종심에서 뒤집혔는데요.

수산물의 현재 방사능수치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위해할 수 있는 '환경적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는 한국 입장이 받아들여졌습니다.

후쿠시마 주변 바다 등이 오염된 만큼, 위험에 대비해 수산물 수입을 제한한 건 타당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최근 여기에 변수가 생겼습니다.

지난달 찾아간 후쿠시마 제1원전입니다.

133만 톤에 달하는 오염수가 담긴 수많은 탱크가 원전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 오염수를 정화해 국제원자력기구의 평가를 받은 뒤 이르면 이달 안으로 태평양에 방류한다는 계획입니다.

오염수를 내보내도 괜찮다는 건 그렇게 해도 인근 바다가 안전하다고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WTO 상고심에서 이길 수 있었던, 주변 환경이 안전하지 않아 수산물을 수입할 수 없다는 그 근거가 사라져버릴 수 있는 겁니다.

[송기호/변호사]
"(오염수) 방출이 국제적으로 승인된다는 이야기는 이제 우리가 2019년에 이겼던 그 논리, 일본의 해양 생태계와 한국의 해양 생태계가 다르다고 한 그 논리가 깨지는 거죠."

문제는 WTO 결정이 영원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당사자가 상황이 바뀌었다며 다시 제소하면 분쟁은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우리에게 후쿠시마 수산물을 수입하라고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죠.

[장마리/그린피스 캠페이너]
"'오염수 방류는 IAEA가 안전하다고 해줘서 괜찮고, 하지만 후쿠시마산 수산물은 수입할 수 없어.' 이 논리는 말이 안 된다는 거죠. 이게 앞뒤가 안 맞는 핑계가 될 거라는 거죠."

만약 WTO에서 결과가 또다시 뒤집힌다면 우리는 후쿠시마 수산물을 수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염수 방류가 결국 현실화된다면 "후쿠시마 수산물이 국내에 들어올 일이 결코 없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알고보니, 이준범입니다.

자료조사: 박호수, 박호연 / 연출: 이지영 /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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