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정확히 4년 전 오늘, 강원도 동해안의 속초와 고성에서도 대형 산불이 났습니다.
이 때 발생한 이재민들은 긴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통 속에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다시 거리로 나선 이재민들의 이야기를 박은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2019년 고성산불 이재민 차광주 씨.
네 번째 봄도 컨테이너 주택에서 맞았습니다.
한순간에 살던 집도 기르던 닭과 개도 모두 잃었습니다.
하지만 제시된 보상금은 고작 4천 5백만 원.
극심한 스트레스에 쓰러졌고 간암 말기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차광주/이재민]
"자꾸 생각이 나니까 또 잠이 안 오고 더군다나 분노가 끓는 거죠. 보상이라도 해주면 병원이라도 다니고 싶은데‥"
2019년 4월 4일 밤.
그 밤은 지옥 같았습니다.
바짝 메마른 날씨.
최대 시속 128km의 강풍.
동시 다발적으로 솟아오른 불길.
산림과 삶의 터전은 잿더미가 됐고 산불에 갇힌 관광객들은 생사를 걸고 탈출했습니다.
고성, 속초, 강릉, 동해까지 내려진 국가 재난사태.
주민들은 절망했습니다.
[홍경애/피해마을 주민 (2019년 4월 5일)]
"아이랑 셋이 그냥‥한 2~3분 이내 안 나왔으면 우리 죽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주저앉았던 이재민들은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가해자 한전은 과실을 인정하고 이재민에게 진정으로 사과하라! 사과하라! 사과하라!"
한전의 전신주 관리 소홀로 산불이 시작된 점이 법원에서 인정됐지만 한전 직원 개인 7명에게는 모두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그 뒤로 한전이 보상 협의조차 하지 않자 이재민들의 울분이 터져 나온 겁니다.
[양문석/이재민]
"(왜) 여러분들이 이런 아픔의 고통을 받습니까. 한전에서 관리만 제대로 했다면 사전에 안전검사만 제대로 했다면‥"
산불의 책임이 '한전'에 있다고 확인됐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더 고통받고 있다는 겁니다.
[김경혁/4.4 산불 비대위원장]
"지금까지 4년 동안 이렇게 끌고 왔다고 그러면 민사적 재판까지 마지막까지 끌고 간다고 그러면 이재민들 다 죽습니다."
이재민 400여 명, 소송에 참여한 60여 명.
이들의 가슴은 4년이 지난 지금도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은지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윤/강원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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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은지
2019년 고성 산불 4년‥이재민 피해 보상은 여전히 막막
2019년 고성 산불 4년‥이재민 피해 보상은 여전히 막막
입력
2023-04-0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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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4-0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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