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 한복판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수가 건네질 정도로, 마약범죄는 생각보다 우리 일상 깊숙히 들어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엔 마약 거래가 단속을 피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대신 거래 장소는 일상에 더 가까워졌다고 하는데요.
검찰이 한 마약배송책을 붙잡아 조사해보니, 주택가 빌라 화단의 나무 옆, 평범한 주택의 녹슨 철제계단 아래, 이런 일상의 공간들이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이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평범한 주택가.
한 가정집에 녹슨 철제 계단이 보입니다.
첫번째 발판 아래 자석으로 붙어있는 물체 다름아닌, 필로폰보다 환각 작용이 3배 강한 마약 '엑스터시'입니다.
같은 골목길의 또 다른 빌라.
담장 안쪽 주차장을 가로질러 빌라 뒤로 돌아가자 나무 한그루가 심어진 작은 화단이 나옵니다.
검찰이 낙엽이 쌓인 이곳 땅을 파내자, 역시 '엑스터시' 한 봉투가 나왔습니다.
마약 운반책 36살 이모씨가 거래를 위해 숨겨둔 마약들입니다.
이른바 '던지기' 또는 '드롭'으로 불리는데, 구매자에게 마약을 어디 숨겼나 알려줘서,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비대면 거래' 방식입니다.
이 씨는 시시티비가 없고 인적이 드문 장소를 골라 마약을 숨긴 뒤 구매자들에게 해당 장소를 알렸습니다.
이씨는 누군지 모르는 네덜란드 공급책에게서 종이 형태인 LSD나 엑스터시 알약 등을 공급받아 텔레그램으로 거래해 왔습니다.
이제까지 '던지기' 장소는 에어컨 실외기나 소화전, 배전함이 이용돼 왔습니다.
그런데 거래 조직이 늘면서, 경쟁조직 마약을 훔치는 일이 빈번해지자, 자석으로 붙이고 땅에 묻는 수법이 등장했다고 검찰은 설명했습니다.
이 씨는 지난 2월부터 50일간 서울 강북 일대 463곳에 '던지기'를 시도했고 검찰은 이 중 137곳에서 48개 봉지의 마약을 찾아냈습니다.
검찰은 스마트폰 메신저 뒤 익명으로 숨은 마약 공급책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마약사범은 1만 8천여명으로 1년 전보다 14% 늘어났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 취재: 이상용/영상 편집: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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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유경
"빌라 나무 아래 엑스터시"‥50일간 463곳에 '마약 던지기'
"빌라 나무 아래 엑스터시"‥50일간 463곳에 '마약 던지기'
입력
2023-04-05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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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4-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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