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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술 냄새' 나면 차 시동 못 거는 잠금장치‥국회서 15년째 '공회전'

[집중취재M] '술 냄새' 나면 차 시동 못 거는 잠금장치‥국회서 15년째 '공회전'
입력 2023-04-12 20:21 | 수정 2023-04-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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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 새벽 대전의 한 교차로에서 차량 한 대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차량을 들이받았는데요.

    운전자는 만취상태였습니다.

    고 배승아 양 등 초등학생 4명이 음주운전 사고를 당한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음주운전 사고는 났다 하면 치명적인데도 끊이지 않고, 재범률 또한 높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으면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장치도 이미 나와 있는데요.

    하지만 이걸 의무화하는 법안이 십수 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유서영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차량에 설치돼 음주운전을 강제로 막아준다는 이른바 '시동 잠금장치'.

    경고음과 함께 '실패'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시동이 안 걸린다는 뜻입니다.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재봤더니 0.022%.

    '면허 정지' 기준에도 못 미치는 수치라 실제 단속 땐 '훈방'되지만, 차가 말을 듣지 않아 운전은 못 하는 겁니다.

    핸들 옆에 거치된 음주운전 방지 장치인데요.

    이렇게 장치를 들어서 음주 측정을 하기 전에는 시동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해외에선 이미 폭넓게 쓰이고 있습니다.

    대부분 음주 전과자를 대상으로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문제는 구입과 유지·보수 비용.

    미국과 호주는 당사자가 부담합니다.

    [파힘 칸/호주 변호사]
    "(시동 잠금장치를 설치하는 건) 꽤 비쌉니다. 정비사가 장치를 설치하도록 한 뒤엔 한 달마다 정기 점검도 받아야 하죠."

    우리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장치 한 대당 비용은 최소 2백만 원대.

    동승자가 대신 음주 측정을 못 하도록 촬영 기능까지 추가하면, 돈이 더 듭니다.

    경찰은 돈도 돈이지만, 운영할 법률 체계부터 정비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사유 재산인 개인 차량에 장착하니까 기본권 침해 우려를 불식해야 하고, 관리와 운영을 누가 맡을지도 정해야 합니다.

    이미 4년 전 경찰의 여론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90%를 넘을 만큼, 사회적 관심은 높습니다.

    [윤정훈/인천 계양구]
    "하던 사람이 늘 음주운전 하니까…그런 게(시동잠금장치) 있다 그러면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으니까 좋을 것 같은데요."

    현재 국회에 계류된 관련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5개.

    [조재형/경찰청 교통안전계장]
    "다시 운전면허를 땄을 때, 일정 기간 동안 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부착한 차량만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고요. 방지 장치가 부착되어 있지 않은 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음주운전과 동일하게 처벌하는…"

    그러나 18대 국회부터 발의와 폐기를 거듭하며 15년째 제자리걸음입니다.

    음주운전 사고가 느는가 싶으면 그때 뿐, 정치권의 무관심이 걸림돌인 셈입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최문정 / 취재협조: 디에이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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