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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얼굴도 맘놓고 못 씻어"‥이재민, 대피소 생활 막막

"사흘째, 얼굴도 맘놓고 못 씻어"‥이재민, 대피소 생활 막막
입력 2023-04-13 20:02 | 수정 2023-04-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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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강릉 산불로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이재민들은 사흘째 임시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불길을 피해 겨우 몸만 빠져 나와서 갈아입을 옷도 없는 상황이고, 씻을 수 있는 환경도 열악해서 불편한 생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상당수가 산불 당시 느꼈던 공포와 기억 때문에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박은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벌써 사흘째.

    임시대피소 좁은 텐트에서 이재민들은 제대로 눕기도 힘듭니다.

    [함영자/이재민]
    "앉아있을 때는 모르는데 밤이 깊으면 땅이라는 게 냉기가 올라와요. 이게 세 겹 네 겹 깔았는데 어깨가 무겁고 온몸이 무거우니‥"

    불길을 피해 겨우 몸만 빠져나오느라 갈아입을 옷도 없습니다.

    구호품으로 받은 체육복 한 벌과 속옷 몇 개가 전부입니다.

    [윤영옥/이재민]
    "여기서 주신 거 외에는 러닝셔츠 1~2개, 속옷, 양말 2개, 슬리퍼 이거밖에 없죠. 그 뭐 얼굴에 찍어 바를 화장품도 하나 없고‥"

    휴대전화 충전기도 겨우 빌려 쓰고, 화장실 쓰기도 어려워 샤워는 커녕, 세수조차 맘 편히 할 수 없습니다.

    이재민들을 더욱더 힘들게 하는 건 그날의 기억입니다.

    겨우 잠을 청해도 순식간에 날아든 도깨비불에 집이 불타던 모습이 선명하게 꿈에 나타납니다.

    폐허가 된 마을을 떠올리면 집을 돌아보는 것도 공포로 다가옵니다.

    [임호정/이재민]
    "집이 타는 걸 직접 봤으니까, 폭삭 주저앉는 걸 봤으니까. 이제 그 안에 집기라든가 이런 게 그대로 다 타서 저는 아직 가보지도 않았어요."

    아픈 기억이 계속 되살아나며 이제 트라우마로 찾아옵니다.

    심리 상담이 지원되고 있지만 마음의 상처에 말문을 닫아 버립니다.

    [민경여/강원도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다가와 주는 것만으로 살 수 있는 입장이지만, 안 오시고 구석에 계신 분들이 그분들이 더 위험하다는 거죠. 그래서 그분들은 한 분 한 분 찾아가면서‥"

    강릉시는 이번 주 안에 임시거주시설이나 숙박시설로 이재민들의 거처를 옮길 계획입니다.

    하지만 집이 모두 탄 경우에도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재난지원금은 최대 3천6백만 원에 불과해 이재민들의 한숨은 더 깊어집니다.

    [차주일/이재민]
    "뭐라고 이야기를 못 하는 거죠. 어떻게 집을 지어야 하는 건지 어떻게 먹고살아야 하는지‥"

    MBC뉴스 박은지입니다.

    영상취재 : 박민석 (강원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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