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강릉의 대표 관광지 중에 하나인 경포 일대는 화재 이후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피해를 입지 않은 숙박업소들마저도 예약을 취소하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고, 특히 규모가 작은 민박이나 펜션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인들을 이준호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리포트 ▶
펜션 단지가 마치 폭격이라도 맞은 듯 초토화됐습니다.
푸른 바다에 울창한 송림, 강릉 사근진의 바다경치를 자랑하던 숙박업소들은 흔적없이 사라졌습니다.
수리를 마치고 성수기를 기다렸던 주인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선우상욱/펜션 주인]
"점차 취소시켜드리고 있고 환불해드리고 있고 (연락)오시는 분도 있고, 저희가 먼저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죠."
바다 앞에 있는 한 숙박업소 주차장입니다.
놀러 온 손님들의 차량은 한 대도 보이지 않고, 불에 타 앙상하게 골조만 남아있는 트럭 한 대만 덩그러니 놓였습니다.
화마가 비켜 갔지만 펜션 주위가 전쟁터처럼 변해 정상적인 펜션에도 손님은 없습니다.
[김두성/숙박업소 직원]
"이불 다 빨래하고 있습니다. 산불 나고 지금 사람이 끊겼습니다. 전부…"
주말마다 객실 구하기 어렵던 바닷가 대형 호텔과 리조트는 산불 이후 예약이 30% 가까이 취소됐습니다.
소규모 민박과 펜션의 피해는 더 큽니다.
[전현자/민박 주인]
"집에 도배도 하고 이불도 새로 바꾸고 다하죠. 여름 시즌 보려고…그런데 이렇게 됐으니까…"
원래 이곳은 해안가 펜션 앞에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시설이 있었는데요.
이렇게 검게 그을린 소주 빈병과 가스버너, 바비큐 통 등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넉 달 전에 새로 문을 연 식당도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유효상/식당 직원]
"평소가 한 70%면 지금 산불 이후에는 거의 20% 정도도 안 되죠. 굉장히 많이 저조하죠, 동네 자체가…"
여행 계획을 취소하지 않고 강릉을 찾아준 관광객이 그나마 큰 위안입니다.
[조믿음/관광객]
"다른 분들이 걱정하긴 했어요. 그랬는데도 와도 산불 진화도 되고 해서…"
[이미정/관광객]
"장사하시는 분들도 더러 많이 있으시더라고요. 오셔서 관광하시면서 빨리 관광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피해지역의 상인들은 강릉으로 관광오는 것이 곧 기부, 이재민에 희망을 주는 일이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
영상취재: 양성주(강원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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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준호
산불 피해에 예약취소까지 이중고‥"관광 와주는 게 기부"
산불 피해에 예약취소까지 이중고‥"관광 와주는 게 기부"
입력
2023-04-1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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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4-1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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