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국 도청 의혹을 둘러싼 논란은 우리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대응 때문에 더 확산되는 모양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6개월 만에 다시 20%대로 떨어진 걸로 나타났는데, 응답자들은 가장 큰 요인으로 '외교문제'를 꼽았습니다.
김민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도청 의혹이 불거진 직후 대통령실은 "미국과의 협의"와 "사실관계 파악이 먼저"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용산 대통령실 이전이 빌미를 제공했다는 야당의 비판에, 도·감청 의혹 자체를 부인하는 듯한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지난 11일)]
"양국의 견해가 일치합니다.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되었다."
[김태효/국가안보실 1차장(지난 12일)]
"동맹국인 미국이 우리에게 어떤 악의를 가지고 했다는 정황은 지금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실로선 12년 만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파장을 차단하는 한편, 도·감청 의혹과 용산 대통령실 이전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반격에 나선 셈입니다.
하지만 미국조차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보는 사안에 우리 정부 대응이 성급했다는 지적이 여당에서도 나왔습니다.
[윤상현/국민의힘 의원(지난 12일)]
"먼저 우리 스스로 '미국이 안 했다. 불법 감청 도청 안 했다' 이렇게 방어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주권 국가로서 당당하게 요구할 건 요구해 달라…"
그 사이 미국에선 유출된 문건이 국방부의 기밀문건이라는 발표에 이어, 문건 유출 용의자까지 체포됐습니다.
오늘 대통령실은 정보가 유출된 사실 자체는 맞는다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그러면서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정확성을 계속 따져봐야 한다, 필요한 경우 합당한 해명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어설픈 대응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로 곧바로 반영됐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30%선이 무너진 27%로 조사됐습니다.
부정 평가 역시 65%까지 올랐는데, 응답자들은 '외교 문제'를 가장 잘못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심을 겸허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언론이 먼저 보도한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서도 "언론에서 이렇게 자세하게 다루는 나라는 없는 거 같다"며 "국익과 국익이 부딪치면 언론은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옳은 길이 아닌가"라고 되물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 영상편집: 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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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민찬
'오락가락' 대응에 지지율은 27%로 급락
'오락가락' 대응에 지지율은 27%로 급락
입력
2023-04-14 19:47
|
수정 2023-04-1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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