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의 한 경찰서장이 '갑질' 의혹으로 감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해당 서장은 부하 직원에게 부당한 업무 지시는 물론이고, 모욕적인 말을 일삼았다고 하는데요.
경찰청은 구두 경고를 하는 데 그쳤고 오히려 갑질을 폭로한 직원에게 원한다면 근무지를 옮기라고 했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작년 8월 부임한 서울의 한 경찰서장.
자신의 지인들 경조사에 보낼 화환을 확인된 것만 8차례나 경찰서 예산으로 사게 했습니다.
예산 지침에 어긋난 지시였지만, 담당 경리 직원은 박 모씨는 자신의 돈을 털어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박 모 씨/서울 OO경찰서 경리직원]
"제가 그걸 (예산으로) 집행을 했을 때 나중에 문제가 됐을 때 저 또한 문제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제 사비를 부득이 쓸 수밖에 없었고…"
평소 서장의 모욕적 언사에 시달렸다고 호소한 박 씨는, 경리 업무에서도 배제됐습니다.
[박 모 씨/서울 OO경찰서 경리직원]
"(서장이) 1,2계를 나눠서 보니까 제가 시설(업무)이더라고요. 경리는 기본으로 회계가 기본인 거거든요. 1계가 회계가 돼야 되는 게 맞는데 2계가 회계고 1계는 그냥 시설만 딱 이렇게."
박 씨는 지난달 초 경찰청에 진정서를 냈고 서장에 대한 감찰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러자 서장은 경리 직원이 대납했던 화환 비용 중 일부인 39만 원을 돌려줬습니다.
감찰 결과는 경찰청장의 '직권경고' 조치.
"관련 규정을 위반해 조직을 분리하고, 사적 화환 배송 지시 등 예산지침에 어긋나는 요구를 한 사실이 확인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징계에 회부할 정도는 아니라고 봤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해당 서장이 고가의 침구류와 운동기구 등을 경찰서 예산으로 샀다는 직원 박 씨의 폭로가 또 나온 겁니다.
[박 모 씨/서울 OO경찰서 경리직원]
"200만 원 상당의 침대, 120만 원 정도의 실내에서 운동하는 사이클. 기관장이라고 해도 국민 세금으로 그렇게 고가의 물품을 살 수가 없어요."
박 씨는 서장과 다른 곳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했지만, 경찰청은 서장이 아닌 박 씨에게 근무지를 옮기라고 했습니다.
[박 모 씨/서울 00경찰서 경리직원]
"갑질하면 피해자가 도망가야 되는 상황이 저는 있을 수 없다."
해당 서장은 오늘 MBC와의 통화에서 "감찰 조사에서 이미 소명해, 따로 드릴 말씀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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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현지
경찰서장의 '갑질'에도 솜방망이 처분‥"피해자가 분리돼야 하나"
경찰서장의 '갑질'에도 솜방망이 처분‥"피해자가 분리돼야 하나"
입력
2023-04-14 20:20
|
수정 2023-04-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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