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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장수농협 '킹크랩 갑질', 사실이었다‥노동부, 입건·과태료 부과

전북 장수농협 '킹크랩 갑질', 사실이었다‥노동부, 입건·과태료 부과
입력 2023-04-16 20:11 | 수정 2023-04-1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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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석 달 전, 전북의 한 농협 직원이 상급자의 지속적인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습니다.

    휴직 해라, 다른 주차장을 써라, 킹크랩을 사와라.

    온갖 갑질을 당했다고 호소했는데, 특별근로감독에 나선 노동부가 의혹 대부분을 사실로 확인하고 관련자들을 형사 입건했습니다.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월, 전북 장수군의 한 30대 농협 직원이 사무실 인근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서에서 그는, 1년 전 부임해 온 한 직장상사 등에게 지속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적었습니다.

    '출근할 때 다른 주차장을 이용하라'는 말부터, '부자니까 킹크랩을 사오라'는 갑질에도 시달렸다고 합니다.

    견디다 못한 피해 직원은 실제로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킹크랩 27만 원어치를 사다주기도 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사망 당시는 결혼 석 달째.

    "열심히 해보려 했는데 사무실에서 휴직이나 하라고 했다"며 "이 상태로 계속 가면 힘들 날이 길어질 것 같다"고 유서에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앞서 작년 9월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만큼 고통이 컸지만 농협 측의 대응이 부실했다고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신고 이후 가해자와의 분리 조치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진/유가족]
    "(신고 직후) 정식 인사 발령을 내지 않고 구조적으로만 총무계에 가서 있으라고 했으며‥"

    피해 직원이 본점으로 발령 난 뒤엔, 내부 전산망 접속도 안 되는 PC를 지급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가해자가 매일 본점으로 찾아와 웃었다'며 2차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도 유서에 적혔습니다.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나서자 사측이 고용한 노무사는 가해자와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진상 규명 과정에 비밀이 새 나가고, 편향된 조사가 이뤄진 걸로 파악됐습니다.

    노동부 전주노동고용지청은 총 15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 등을 형사 입건하고 과태료 6천7백여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또, 괴롭힘 가해자 4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결과를 통보하라고 했습니다.

    노동부는 이와 함께 장수농협이 직원들에게 연장 근로수당 4억 원을 안 주는 '공짜 노동'을 시키는 등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사례들도 적발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편집 :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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