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를 상대로 대규모 경제 제재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서방 기업들이 떠난 자리에 중국 기업들이 무혈입성하고, 판로가 막힌 러시아 기업들은 중국 수출에 매달리면서 러시아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미국 CIA 국장은 "러시아가 중국의 경제식민지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태윤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러시아 모스크바의 중국 자동차 전시장입니다.
중국 자동차의 안팎을 꼼꼼히 살펴본 한 남자는 이 차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막심/러시아 모스크바]
"500만에서 600만 루블의 가격은 이 차에 비해 너무 비쌉니다. 그들이 사용한 플라스틱을 보세요. 정말 싸구려 같아요."
그런데도 이 남자가 자신의 볼보 승용차를 중국 자동차로 바꾸려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볼보가 러시아에서 판매를 중단하면서 자동차 부품을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중국 자동차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37%로, 전년 동기 9%보다 4배가량 급증했습니다.
반면 한국과 일본, 유럽 브랜드의 매출은 70%에서 22%로 급감했습니다.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점유율 1·2위였던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쟁 이후 자리를 빼앗기며, 중국 샤오미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서방 기업들이 떠난 러시아에는 요즘 중국 기업들이 무혈입성하고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의 에너지 기업들은 서방으로의 판로가 막히면서 중국 수출에 더욱더 매달리고 있습니다.
중국 세관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량은 하루 194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증가했습니다.
[윌리엄 번스/미 CIA 국장]
"러시아가 점점 더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국의 경제 식민지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지난달, 중국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212조 원 규모의 상호 투자 프로젝트도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중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되면 정치적 의사 결정에서도 중국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윤입니다.
영상편집 : 임주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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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태윤
러시아, 중국 경제 식민지화 되나‥중국 기업들 '무혈입성'
러시아, 중국 경제 식민지화 되나‥중국 기업들 '무혈입성'
입력
2023-04-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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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4-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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