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주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제자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한 교사가 숨진 사건을 전해 드렸습니다.
해당 학교는 서울의 한 예술계 고등학교인데요.
저희 보도가 나간 이후에 추가 제보들이 들어왔습니다.
숨진 교사는 일부 학생들에게 '아빠'라고도 불렸다고 하는데, 그만큼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실기 교육 용 영상 장비로 불법 촬영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먼저 송정훈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사건이 일어난 예술고의 한 졸업생은 "숨진 김 모 교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내 분위기가 기괴했다"고 밝혔습니다.
MBC와 서면으로 인터뷰한 이 졸업생은 신입생 중 20% 정도만 해당 교사의 반에 들어갈 수 있는데, 그 중 2~3명은 김씨의 '픽'이라고 불리며 편애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이 학생들은 학교 밖 개인 연습실에서 따로 레슨을 받고, 경기도 자택의 '파자마 파티'에 초대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동료 교사들도 김 씨를 '형님'이라 부를 정도로 입지가 탄탄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여학생들에겐 '아빠'로도 불렸다고 합니다.
[A양 (피해자)]
"학교 다닐 때도 '아빠'라고 거의 부를 정도로 좀 가까운‥각각 기수마다 'OO님 딸'이라고 불리는 친구들이 항상 거의 있어요."
성폭력 당시 불법 촬영도 있었지만 거부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피해 학생 학부모]
"아이들 실기할 때 막 찍어주는 고프로(카메라) 거기에 담기면 잘 하는 아이고 그거를 딱 엎어놓으면 못한 거고‥그 고프로(카메라)로 (불법)촬영을 했고‥"
가해자가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가하는 그루밍 성범죄의 전형입니다.
[피해 학생 학부모]
"(아이가 말하길) 그 앞에 가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요. 기분을 거스를까봐‥"
피해자들은 불법 촬영물들이 유포되지 않았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B양 (피해자)]
“(김 교사가) 제가 연락을 안 보거나 하면 찍었던 사진들을 다 보내요. 진짜 소문이 날 수 없을 정도로 입막음을 하세요.”
경찰은 MBC 보도 이후 압수수색을 통해 숨진 교사의 노트북과 학교 컴퓨터를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불법 촬영 도구로 지목된 휴대전화와 촬영 장비는 찾지 못했습니다.
경찰과 교육청은 추가 피해나 학교의 은폐 의혹에 대해서 모두 "조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송정훈입니다.
영상 취재: 김신영 / 영상 편집: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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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송정훈
'아빠'라 불렸다는 예술고 교사‥"불법 촬영에도 속수무책"
'아빠'라 불렸다는 예술고 교사‥"불법 촬영에도 속수무책"
입력
2023-04-18 20:04
|
수정 2023-04-1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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