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피해 주택에 대한 정부의 경매 유예 조치가 오늘부터 시작됐습니다.
당장 살 집에서 내몰려야 하는 처지의 피해자들로서는 시급하고도 절실한 대책이죠.
하지만, 오늘도 경매가 전부 중지된 건 아니었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오전 인천지방법원 경매법정.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피해 주택 32건에 대한 입찰이 예정됐습니다.
하지만 28건은 경매 기일이 연기됐고, 4건만 입찰이 진행됐지만 낙찰은 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지시에 따라 경매 중지가 시행된 첫날.
그러나 현장에서는 혼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채권자들에게 경매 유예를 요청할 순 있어도,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채권자들의 자발적 판단과 선의에 기대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공기업이나 제도권 금융기관들은 경매 유예에 동참하는 편이지만, 영세한 대부업체나 채권관리회사는 사정이 다릅니다.
[안상미 위원장/전세사기 전국대책위]
"경매요, 중지한다고 했더니 꾼들이 그 전에 받아가려고 (경매) 계속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기존 은행이 가지고 있던 채권들 NPL(채권관리회사)로 넘기려고 수작하고 있답니다."
어제 자신이 살던 집이 낙찰돼 조만간 비워줘야 하는 피해자 조현기 씨.
[조현기/ 전세사기 피해자]
"독립 공간이었고 그다음에 그냥 제가 일을 하고 가면 편하게 그냥 쉬는 그런 거였는데 지금은 지옥이 됐고. 낙찰이 됐죠."
조 씨의 전셋집 역시 신용금고에서 채권을 사들인 대부업체가 경매에 내놓은 겁니다.
[조현기/전세사기 피해자]
"유예한다는 거는 캠코(자산관리공사)나 은행권은 어떻게든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은행에서 부실 채권으로 넘긴 사람들은 어쨌든 개인이 사 가신 거잖아요. 그러니까 막을 길이 없겠죠."
이번 미추홀구 사건에서 지금까지 경매로 낙찰된 피해 주택은 80여 채로 파악됩니다.
지난 3일 한 주택을 낙찰받았던 경매 참가자는 해당 물건이 사기 피해 주택인 걸 뒤늦게 알고, 최근 낙찰 철회 의사를 법원에 전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현 규정상 매각 취소 사유가 아니라"며 불허하는 등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 : 박주영 / 영상편집 :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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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현지
'경매 중지' 첫 날 법원 가보니‥"채권자 선의에 기댈 수밖에"
'경매 중지' 첫 날 법원 가보니‥"채권자 선의에 기댈 수밖에"
입력
2023-04-20 20:05
|
수정 2023-04-2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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