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겨울 가스와 기름 값이 급등하자 정부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난방비 지원에 나섰는데요.
그래도 부족하자 추가 지원을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추가로 지원하겠다던 그 난방 지원비가 이번 달에야 나왔습니다.
두 달 안에 다 쓰라는 조건도 붙있습니다.
이미 날이 풀렸고, 곧 여름인데 무슨 난방을 하란 말이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제보는 MBC, 박성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기초생활수급자인 70대 노인이 사는 집입니다.
평소 16만 원 정도의 에너지 바우처를 받아 겨울을 지내왔는데 지난겨울 등유가격이 2배나 뛰면서 냉골을 견딜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영철/포항시 청하면]
"작년부터 갑자기 올라서 엄청 힘들죠. (등유 한 드럼에) 34만 원까지 넣었어요, 우리."
정부도 지난 2월 추가 지원을 결정했습니다.
등유와 LP가스를 이용하는 취약계층에게 한 세대당 최대 59만 2천 원을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전국 20만 가구에 지원할 예산 8백억 원도 책정됐습니다.
하지만, 준다던 지원금은 겨울이 다 지나간 이달 초에 나왔습니다.
[신영철/포항시 청하면]
"이제 날 풀리고 나니까 그때 주면 혜택이라고 봐야 하나 아니라고 봐야 하나 참 이해하기가 힘들어요."
그런데 이 지원금을 6월까지 모두 쓰지 않으면 반납해야 한다는 조건까지 붙었습니다.
지난겨울 쓴 난방비 영수증을 가져오면 지원비로 지급해 주겠다고 했지만, 이미 4개월이나 지났고 영수증 없이 연료를 공급받는 경우가 많아 이마저도 힘듭니다.
[이동명/기초생활수급자]
"영수증이 나올 수가 없죠. 보통 기름 넣으면 그냥 기름 넣고 현금 주고 그걸로 끝나는 거지."
결국 지원금을 받으려면 여름을 앞두고 다시 난방을 해야 할 상황인 겁니다.
지원 방식도 문젭니다.
특정은행 1곳에서 지원비 카드를 만들어야 하는데, 해당 은행이 없는 농어촌 어르신들은 지원금 수령을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 모 씨/기초생활수급자]
"저희 앞집에 사시는 할머니가 거동이 불편하시거든요. 이분은 못 가시니까 신청을 못 하는 거예요. 은행까지 가야 하니까. (앱 사용은) 남이 해주지 않는 이상은 힘들죠."
탁상행정이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사용기간을 올겨울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 최보식(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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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성아
[제보는 MBC] 여름 코 앞에 난방비 지원?‥"그것도 2개월 안에 쓰라고?"
[제보는 MBC] 여름 코 앞에 난방비 지원?‥"그것도 2개월 안에 쓰라고?"
입력
2023-04-20 20:21
|
수정 2023-04-2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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