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송정훈 기자입니다.
다들 먹고 살기 힘든 요즘, 대학생들의 시름도 깊습니다.
일단 등록금이 올라도 너무 올랐죠.
대출받고 알바를 서너 개씩 뛰어도 밥 같은 밥은 하루 한 끼 먹기도 빠듯하다고 합니다.
전세사기가 무서워 지하방 한 칸 얻기도 힘든데요.
그야말로 '생존 투쟁'에 허덕이는 청년들의 삶,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동대문구의 낡은 원룸.
가파른 계단을 4층까지 올라가면 대학생 안종범씨의 자취방이 나옵니다.
책상과 침대, 싱크대와 냉장고, 옷장까지.
10제곱미터도 안 되는 방에 모조리 들어차 있습니다.
이 집에 수납할 공간은 문도 잘 닫히지 않는 오래된 옷장뿐이라 이렇게 옷과 이불이 밖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방의 월세는 관리비를 포함해 50만 원이 넘습니다.
종범 씨는 올 2월 이곳에 이사 오기 전까진 한 재단에서 운영하는 공공기숙사에 살았습니다.
월 10만 원에 훨씬 쾌적한 공간이었지만, 계속 머물 순 없었습니다.
[안종범/대학생]
"사실 올해도 기숙사를 두 군데를 지원했었는데 (기숙사 측이) 이제 1,2학년 학생들에게 좀 더 기회를 주기 위해서…"
새로 온 낡은 집은 방값부터 다섯 배가 넘어 난방마저 사실상 포기하고 지냈습니다.
[안종범/대학생]
"난방은 3~4일에 한 번꼴로 틀었던 것 같아요. 그땐 전기장판을 좀 썼었어요."
월세가 부담스러워 전세를 택하기도 하지만, 겨우 목돈을 마련해도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서울 광진구의 한 다세대주택에 1억 2천만 원의 대출을 받아 들어간 대학생 김민경 씨.
[김민경/대학생]
"제가 운 좋게도 전세자금대출을 받고 있어서…"
하지만 기존의 학자금 대출 이자에 전세 대출 이자까지 매달 20만 원.
식비 등 생활비도 해결해야 해 주 4일 낮시간 카페 아르바이트를 해도 빠듯합니다.
답은 또 대출이었습니다.
[김민경/대학생]
"이전에 받았던 등록금 대출, 그 이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그 이자를) 감당하기에는 제 생활비가 부족해서…이제 그거에 더해서 추가로 생활비 대출을…"
최근엔 전세사기까지 잇따르면서 어렵게 마련한 목돈을 떼일까 걱정인 학생들도 많습니다.
[이도현/대학생]
"정말 보증금을 못 돌려받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구나 하는 부담감을 느꼈습니다."
대학생 이혜진 씨가 학교 안 카페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2천5백 원짜리 빵 한 개.
작년 겨울부터 이러고 있습니다.
아침은 굶고, 점심과 저녁 두 끼를 '만 원'으로 해결해보려 안간힘을 씁니다.
[이혜진/대학생]
"한 달에 두 끼 먹는다 치면 보통 50~60만 원 정도는 나오기 때문에 그래서 좀 줄이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서…"
통신비와 교통비 등 생활비에, 자취방에서 친구랑 둘이 살며 월세로 각각 35만 원을 내고 있다보니 과외 아르바이트를 두 개나 해도 버겁습니다.
허리띠를 더 졸라매려면, 줄일 게 식비뿐이라 더 서럽습니다.
[이혜진]
"건강은 잘 모르겠어요. 배가 고플 때가 있긴 해요. 이거 먹고 밤에 배고파지면 먹고."
싸고 좋은 기숙사는 경쟁이 심하고, 월세는 비싸고, 전세는 불안한 대학생들.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학교는 등록금까지 크게 올렸습니다.
밥 같은 밥 한 끼도 사치라는 청년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간다, 송정훈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한지은 / 영상편집: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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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송정훈
[바로간다] 급등한 물가·등록금에 이미 힘든데‥전세 사기도 무서운 대학생들
[바로간다] 급등한 물가·등록금에 이미 힘든데‥전세 사기도 무서운 대학생들
입력
2023-04-21 19:59
|
수정 2023-04-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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