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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뱀장어 잡으려 치어 싹쓸이‥해양 생태계 황폐화

실뱀장어 잡으려 치어 싹쓸이‥해양 생태계 황폐화
입력 2023-04-21 20:13 | 수정 2023-04-2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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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멸종위기에 놓인 장어의 치어, 실뱀장어를 불법으로 남획하고 있는 현장들, 그제 저희가 보여드렸는데요.

    이게 단지 실뱀장어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해양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은 실뱀장어를 잡으려고 모기장처럼 아주 촘촘한 그물로, 강 하구 대부분을 막아버리기도 하는데, 이러면 다른 어종의 치어들까지 모조리 여기 걸리겠죠.

    대부분은 버려져서 죽습니다.

    결국 다양한 종류의 우리 근해 물고기들 역시 씨가 마르는 겁니다.

    류현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8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북 고창 갯벌.

    뛰어난 생물 다양성을 인정받아 2년 전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고창 갯벌입니다.

    이곳에선 말뚝과 그물을 이용한 어업 행위가 불법이지만 버젓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갯벌 한복판 나무 기둥마다 걸려있는 자루 모양의 긴 그물.

    조류를 타고 오가는 물고기를 모두 쓸어담는 '낭장망' 어법입니다.

    특히 굵기가 1cm도 안 되는 실뱀장어를 잡기 위해 모기장처럼 촘촘한 그물을 쓰고 있어 작은 치어들도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만조 시간이 돼 물이 충분히 차오르자 작은 어선이 그물을 걷으러 나갑니다.

    그물을 들어올린 다음 묶어뒀던 끝 부분을 풀고 잡힌 물고기를 모두 털어냅니다.

    이런 불법 싹쓸이 조업의 목적은 몸값이 비싼 실뱀장어, 수많은 다른 치어들은 모두 버려집니다.

    충남 아산만의 한 선착장.

    부표로 표시해둔 그물 수십여 개가 바다를 가득 뒤덮고 있습니다.

    강 어구로 들어오는 물길을 마치 장벽처럼 막고 있는데, 모두 실뱀장어를 잡기 위해 고정 시켜 둔 정치망입니다.

    조업 구역도 방식도 모두 불법입니다.

    실뱀장어 불법조업 단속 현수막이 붙어있습니다.

    하지만 바다에는 그물을 매단 부표가 한가득 떠있고요.

    지금은 밀물이 들어오면서 실뱀장어가 걸려드는 시간입니다.

    썰물이 빠져나간 갯벌 안쪽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여기저기 펼쳐진 그물들이 다음 물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끝을 묶어둔 끈을 풀어보니 내버려둔 치어들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실뱀장어 불법 어획 탓에 어족 자원 전체가 피해를 입고 있는 겁니다.

    [김솔/환경운동연합 해양생태팀]
    "잡은 실뱀장어는 수확해서 양식장으로 보내지만 그 외의 해양 생물들은 모두 폐기하기 때문에 그 지역 해양 생태계가 굉장히 황폐화되고 있고요."

    불법 어획을 막을 해법은 수십 년째 단속 강화뿐입니다.

    정부는 2년 안에 어획확인서 제도를 도입해 해결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김성원/해양수산부 어업정책과장]
    "어획 위치나 일시, 어획량 같은 것들이 기록이 되고 (확인서가) 발급된 수산물만 유통이 될 수 있도록 해서 불법 어획 수산물이 유통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불법 유통 단속 없이는 정착시키기 어려운 만큼 우선 유명무실한 단속부터 바로잡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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