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구 구속영장 기각‥열흘 만에 수사 속도조절

◀ 앵커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을 수사해 온 검찰이, 처음으로 신병 확보에 나섰던 핵심 인물이죠?

강래구 전 수자원공사 상임감사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검찰은 강 전 감사가 일부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며 구속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전격적인 압수수색 이후 속도를 내왔던 검찰 수사, 열흘 만에 제동이 걸리게 됐는데요.

정상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가 어젯밤 자정 무렵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났습니다.

[강래구/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립니다. 이상입니다."

12시간에 걸친 심사 끝에 법원은 강 전 감사가 "증거 인멸을 시도하거나, 다른 사람이 허위 진술을 하도록 회유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요 혐의에 대한 증거가 일부 수집됐다"며, "추가 규명될 부분을 감안할 때 구속은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력한 물증인 당시 통화녹음이 확보됐지만, 그 내용을 두고선 당사자가 부인하고 있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강 전 감사는 통화녹음이나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강래구/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녹취 자체가 조작됐다 이런 입장은 아니실 것 아닙니까.>
"……"

검찰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말을 맞추고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있고, 실질적인 증거인멸도 발생했다, 기각 결정과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공식 입장문도 강한 어조였습니다.

의혹 전 과정의 핵심 인물인 만큼,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를 적극 검토 중인데, 증거 인멸과 말맞추기 정황을 보강해야 합니다.

강 전 감사는 "압수수색에 불응한 게 아니라 취재진이 계속 전화하고 집에 찾아와 연락을 못 받은 것이며, 다른 사람들과 통화도 상황을 서로 공유한 것뿐"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잠시 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파리 기자회견 내용이나 송 전 대표의 귀국 시점도, 구속영장 재청구 등 검찰 수사 방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 영상편집: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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