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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뚝뚝 "보증금 돌려줄 돈 없어요" 역전세난 현실화

곳곳이 뚝뚝 "보증금 돌려줄 돈 없어요" 역전세난 현실화
입력 2023-04-23 20:14 | 수정 2023-04-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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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있었던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의 피해가 다른 사례보다 특히 더 컸던 건, 세입자 보증금보다 순위가 앞서는 근저당권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꼭 사기가 아니더라도 최근 집값 하락과 함께 전셋값도 뚝뚝 떨어지면서,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된 위험 매물들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전세 보증금 사고 위험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박철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2년 전 8억 6천만 원까지 올랐던 30평형 전세가는 최근 5억 4천만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또 다른 세입자를 구해도 보증금을 돌려주려면 거액의 돈이 더 필요한 상황.

    전셋값은 시세대로 낮춰주되 그만큼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겠다는 집주인도 나왔습니다.

    [서울 송파구 A부동산]
    "지금 문제가 뭐냐면 (기존) 세입자가 8억에 살고 있대요. 그래서 주인이 대출을 2억 5천을, 원금 2억 5천을 받아서 (보증금) 5억 5천 들어오시는 분하고 (계약)해서 그 사람을 내보낸다는 거예요."

    집주인이 보증금 일부도 돌려줄 능력이 없어서, 아파트에 선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한 채 새 세입자를 받겠다는 것입니다.

    인근의 또 다른 고급 아파트도 마찬가지.

    [서울 송파구 B부동산]
    "여기 세입자 분을 빼줘야 되기 때문에 한 4억 정도는 여기다 (집 담보로) 융자를 남길 거예요."

    시세가 대출금과 보증금을 모두 갚을 수 있을 만큼 높아 안전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지만, 지난 2년 간 이들 아파트가 시세대로 팔린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아파트는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전세사기 직격탄을 맞은 빌라들은 거래마저 뚝 끊겼습니다.

    올 1분기 서울 지역 빌라 전세 거래량은 1만 5천여 건, 1년 전보다 7천 건 이상 줄었고, 특히 강서구 지역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그나마 거래가 된 빌라들의 전세가격을 분석해 보니 절반 이상은 불과 3개월 전과 비교해도 가격이 더 떨어졌습니다.

    여기에 다음 달부터 전세보증보험 HUG의 보증 범위가 150%에서 126%로 축소되는데, 상당수 빌라가 이 범위에 맞추려면 보증금을 이전보다 더 낮춰야 해서, 전세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이 더 하락한다면 (전세 보증) 사고율도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달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보증사고는 전국에 모두 1,385건, 지난해 8월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로 반년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MBC뉴스 박철현입니다.

    영상취재 : 김백승 / 영상편집 :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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