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중국은 다른 나라에 외교적으로 강하게 항의 하는 걸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 이렇게 표현합니다.
중국 외교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해 우리 정부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이틀 전에 밝혔었는데요.
그런데 오늘 또다시, 이번에는 외교부 홈페이지에 그 항의 내용을 아주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아주 이례적입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정부에 대한 외교적인 압박에 나선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베이징에서 이해인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중국 외교부는 지난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해 한국 정부에 항의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왕원빈/중국 외교부 대변인 (지난 21일)]
"중국은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 각각 베이징과 서울에서 중국의 입장을 밝히기 위한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중국 외교부가 항의 사흘 뒤인 오늘 당시 항의 내용을 홈페이지에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쑨웨이동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윤 대통령 발언을 거론한 뒤 "이 발언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중국 측은 엄중한 우려와 강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윤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으며 "중한수교 정신을 성실히 준수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며, 대만 문제 언행에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외교 통로로 오간 내용을 이렇게 상세하게 공개하는 건 이례적인 일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윤 대통령 발언을 계속 문제 삼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 정상 간의 대만 관련 논의와 공동성명에 담길 내용에 영향을 주기 위해 경고성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도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수교 이후 한국이 밝힌 최악의 대만 관련 입장 표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의 잘못된 인식이 이렇게 멀리 갔는지 몰랐다"며 "한국 외교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는 코로나19로 못했던 신임장 제정을 위해 70여 개국 대사와 함께 내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납니다.
신임장 제정 때는 덕담이 몇 마디 오가는 게 일반적인데, 시기가 시기다 보니 어떤 얘기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이해인입니다.
영상편집 :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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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해인
중국, 항의 내용 뒤늦게 상세 공개‥한미회담 앞두고 경고 메시지?
중국, 항의 내용 뒤늦게 상세 공개‥한미회담 앞두고 경고 메시지?
입력
2023-04-2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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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4-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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