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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파묻은 '임금의 길' 100년 만에 빛을 보다

일제가 파묻은 '임금의 길' 100년 만에 빛을 보다
입력 2023-04-25 20:40 | 수정 2023-04-2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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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복궁 광화문 앞에는 임금의 궁궐과 백성의 땅을 연결해 주는 '월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제가 전차 선로를 깔겠다면서 묻어 버렸고 오랜 세월 우리 기억에서 사라졌는데요.

    복원을 앞둔 이 월대가 100여 년 만에 다시 빛을 보게 됐습니다.

    임소정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광화문 양쪽에서 Y자 모양으로 합쳐지는 철로 침목들.

    그 아래, 돌로 쌓은 네모반듯한 기단이 드러납니다.

    궁밖으로 나온 왕이 백성과 마주하던 공간, '월대'입니다.

    땅속에 파묻혔던 '임금의 길', '어도'.

    양옆으로 백성이 다니던 길과 이어지던 계단의 모습도 확인됩니다.

    "광화문 앞에 '월대'를 쌓았다. 궁안에 쌓아둔 잡토를 지고 온 것이 4만 여짐에 이르렀다."

    고종 3년인 1866년, 임진왜란 때 불탄 경복궁을 중건한 기록 <영건일기>에서 등장한 월대.

    일제가 철길을 깔겠다며 파묻어버렸던 조선 왕조의 상징이 100년 만에 나타난 겁니다.

    [신희권/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광화문의 원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광화문 전면부에 이어진 약 8m 정도 구간에 월대를 확인을 했습니다."

    월대의 존재를 확인한 건 지난 2010년.

    광화문 앞 사직로를 우회시킨 끝에 발견 12년 만인 지난해 9월 복원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길이 48.7에 너비 29.7m 규모.

    건축재료와 조선의 축조 방식이 온전히 드러났습니다.

    [신희권/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광화문의 월대 같은 경우는 특별히 양옆에 난간을 만들어서 훨씬 장식적이고 화려하게…"

    이번 발굴에선 1866년부터 1920년까지 월대 좌우의 난간석과 남쪽의 계단이 어떻게 변화됐는지도 새로 확인됐습니다.

    광화문 앞까지 민가가 자리 잡았던 흔적도 발견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세종실록 등의 기록으로 볼 때 월대가 경복궁 중건 이전에 이미 존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양숙자 연구관/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
    "월대 하부에서 선대(1866년 이전에) 이것(월대)을 활용했던 것과 관련된 일부 흔적을 확인을 하긴 했습니다. 이 흔적이 정확하게 어떠한 시설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지금 추가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예전의 모습 그대로 되살아날 광화문 월대는 오는 10월, 공개됩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영 / 영상편집: 류다예 / 3D 그래픽: 박광용, 하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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