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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인 줄 알았는데‥노숙자에 곰 퇴치 스프레이 분사

피해자인 줄 알았는데‥노숙자에 곰 퇴치 스프레이 분사
입력 2023-04-28 20:28 | 수정 2023-04-2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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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 미국에서는 대도시마다 노숙자 문제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들을 향한 혐오 범죄도 잇따르고 있는데요.

    샌프란시스코에선 노숙자에게 곰을 쫓는 스프레이를 뿌린 남성이 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뉴욕에서 강나림 특파원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붉은색 옷을 입은 한 남자가 다른 사람을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릅니다.

    손으로 막아도 보지만 속수무책입니다.

    폭행당한 남자는 전 샌프란시스코 소방서장이었고, 공격한 남자는 노숙자였습니다.

    [목격자]
    "(폭행 당한 남자는) 분명히 머리를 맞았고, 피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노숙자는 폭행 혐의로 기소됐는데, 재판 과정에서 노숙자 측 변호인이 CCTV를 공개하면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폭행이 벌어지기 불과 몇 분 전, 소방서장이 길에 엎드려 있던 노숙자를 향해 곰 퇴치 스프레이를 뿌리는 모습이 찍힌 겁니다.

    비슷한 인상착의의 남자가 2021년 11월부터 올해 초까지 8차례나 곰 퇴치 스프레이로 노숙자를 공격한 사건도 함께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재판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클레이 해쓰웨이/국선변호사]
    "범인의 인상착의에 유사한 특징이 있고, 범행 방식이 비슷하기 때문에, 같은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큽니다."

    곰 퇴치 스프레이에는 최루 가스가 들어있어 스프레이를 직접 맞으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전 소방서장은 자신은 폭행 피해자일 뿐, 영상 속에서 스프레이를 뿌린 남성은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돈 카르미나니/전 샌프란시스코 소방서장]
    "저는 늙은 사람이고, 하마터면 죽을 뻔했습니다. 노숙자 측에서 공개한 영상 속 남성은 제가 아닙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선 지난 1월에도 한 남성이 엄동설한에 바닥에 앉아 있는 여성 노숙자에게 청소하듯 물세례를 퍼붓는 영상이 공개돼 지역 사회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노숙자 문제와 관련해 "집 없는 사회 구성원에 대한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눈에 띈다는 이유로 노숙자를 공격하는 혐오 범죄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영상취재: 안정규(뉴욕) / 영상편집: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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