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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최강 소방관' 뽑으려다‥'골병 소방관' 늘어

[집중취재M] '최강 소방관' 뽑으려다‥'골병 소방관' 늘어
입력 2023-05-02 19:59 | 수정 2023-05-0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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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전국 최강의 소방관을 뽑는다는 경연 대회가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수상을 하면 특별 진급의 기회도 주어진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무리한 훈련 때문에 다치는 소방관들이 속출하면서, 대체 누구를 위한 대회냐,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재영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화창한 봄 날씨, 한 소방서 앞마당.

    진화 장비를 갖춘 소방관들이 모였습니다.

    24시간 당직 근무를 마쳐 퇴근해야 할 직원들이라는데, 출동을 나가는 건 아닙니다.

    소방 호스 물줄기로 목표물 타격하기, 사다리 짊어지고 장애물 통과하기, 톱으로 철근 자르기에 이어 건물 2층 가상 화재 진압까지.

    다음 달 '전국 소방기술경연대회'를 앞두고 한 달 반째 맹연습 중입니다.

    아예 공터를 통째로 빌린 소방서도 있습니다.

    3층짜리 철근 구조물을 만들어 놓고 더욱 실감 나게 훈련 중입니다.

    개인별로 겨루는 '최강 소방관' 종목은 힘 좀 쓴다는 사람들도 혀를 내두릅니다.

    20kg 넘는 장비를 착용하고 쇠망치로 장애물을 타격한 뒤, 양손 합쳐 50kg이나 되는 드럼통을 들고 뛰기도 합니다.

    구조 상황을 가정해 70kg짜리 인체 모형을 들쳐업고 전력질주 후 벽 타기까지.

    올해 열리는 12개 종목별 우승자에겐 '1계급 특진'이 주어집니다.

    그런데도 손을 드는 지원자가 부족합니다.

    [이지운 소방위/양산소방서]
    "소방서를 위해서 결국에는 누군가는 해야 되고 실제 전부 다가 자원자는 아닌 실정이고‥"

    일부 소방서는 강제 차출이 불가피합니다.

    연습이 짧게는 한 달, 길면 서너 달씩 계속됩니다.

    쉬어야 하는 비번 날마다 동원되다가, 지역예선을 통과해 전국대회에 나가면 본청 차원에서 아예 '출장 처리'를 해줍니다.

    근무 대신 연습을 하라는 겁니다.

    [김동욱/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소방 인력이 지금 행정 근무자, 현장 근무자 다 부족한 상태에서 이렇게 훈련을 하다 보면/(다른 대원이) 휴가도 제대로 못 가는‥"

    심지어 부상자까지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드럼통 들고 계단 뛰어오르기' 훈련 중 발목 인대가 파열된 대원.

    전치 6주 진단이 나왔습니다.

    [부상 소방관]
    "인대나 이런 데는 손상되면 100%가 안 돌아오기 때문에‥저는 지금 구조대에 있다 보니까 산도 타야 되고‥"

    '드럼통 들고 터널 통과하기'를 연습하던 한 대원은 넘어지면서 오른쪽 갈비뼈가 부러져,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렇게 '최강 소방관'에 오르려다 병원 신세를 지는 소방관이 보고된 것만 최근 6년간 139명.

    대부분 20~30대 5년 차 미만 대원들입니다.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는 "재난 현장에선 별 도움도 안 되는 단순 반복 훈련 때문에 소방관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경연이 아니라 공연이 돼버린 대회를 중단하라"는 성명까지 냈습니다.

    MBC 취재진의 질의에 소방청은 "소방 기술 연마와 발전을 위해 40년째 이어온 대회"라며 "부상과 훈련 방법 문제에는 일선 의견을 수렴해 내년 대회에 참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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