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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가정 전전하다 추방당한 입양인‥44년 만에 "1억 배상하라"

학대가정 전전하다 추방당한 입양인‥44년 만에 "1억 배상하라"
입력 2023-05-16 20:16 | 수정 2023-05-1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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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우리나라는, 과거는 물론 최근까지도 아이를 해외로 많이 입양 보내면서 '아동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는데요.

    40여 년 전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학대 가정을 전전한 끝에 시민권도 못 얻고 끝내 추방당한 한 입양인이 대한민국 정부와 입양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입양기관의 잘못은 인정했지만, 국가의 책임까지 묻지는 않았습니다.

    김지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신성혁]
    "한국 이름은 신성혁입니다. 저는 1979년에 미국으로 왔습니다."

    첫 양부모는 학대를 일삼다, 8살 때 성혁군을 버렸습니다.

    위탁가정을 전전하다 만난 두 번째 양부모는 아동학대 혐의로 감옥에 갔습니다.

    졸지에 16살짜리 노숙자가 됐습니다.

    자동차 정비일을 배워 먹고 살 수 있었는데, 한참 나이 먹고서 미국 시민권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신성혁]
    "(신분증을) 처음으로 신청한 게 1999년이었어요. 양아버지는 제가 시민권을 취득하는 일에 신경도 안 썼어요."

    36살 무국적자로, 결국 미국에서 추방당해 한국에 온 신성혁씨.

    지난 2017년 MBC 휴먼다큐 '사랑'을 통해 자신을 버렸던 친엄마를 만났습니다.

    다리가 불편했던 엄마는 입양기관 말만 믿고 성혁 씨를 보냈다고 오열했습니다.

    [권필주/신성혁 씨 친어머니]
    "미국으로 보내면 진짜 교육도 많이 시켜주고 밥 안 굶기고 잘 살게 해준다고…"

    신 씨는 대한민국 정부, 그리고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4년 만에 법원은 '홀트' 측이 어린 신 씨의 입양을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며 신 씨에게 1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국가는 입양기관을 감독할 뿐이어서, 직접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김수정 변호사/신성혁 씨 법률 대리인]
    "불법 해외입양을 관리하고 주도하고 계획하고 용인해온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너무나 심각한 유감을…"

    신 씨는 미국에서 만난 아내와 자녀들을 자주 만날 수 있게, 현재 멕시코에 머물고 있습니다.

    1953년부터 2017년까지 해외로 입양된 이들은 16만 5천여 명.

    이 중 2만 6천 명이 신 씨처럼 새 국적을 받지 못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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