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1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경남 거제의 거북선이 154만 원이라는 헐값에 낙찰됐습니다.
경매가 일곱 번이나 낙찰된 끝에 겨우 팔린 건데,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성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상남도가 지난 2011년 만든 거북선입니다.
원형을 그대로 복원하겠다며 이순신 프로젝트의 하나로 건조된 이 거북선에는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16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금강소나무를 사용했다는 홍보와 달리 저가의 수입 목재가 무려 81%나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제작업체 대표가 구속됐습니다.
[강영덕/경남 통영해양경찰서 전 수사과장(2011년 9월 8일)]
"거북선과 판옥선의 외판에 보이는 부분은 모두 수입 목재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시하겠다면서 이 거북선을 거제도 앞바다로 가져갔는데, 물이 새고 균형을 잡지 못해 뜨지도 못했습니다.
결국 1년 만에 육지로 옮겨졌습니다.
10여 년이 흐르면서 선체는 썩고 부서졌고, 지난해 태풍 힌남노 당시에는 꼬리 부분이 깨지고 옆구리에는 구멍도 뚫렸습니다.
거제시는 1억 5천만 원 예산을 투입해 유지보수에 나섰지만, 목재 수명이 다했다는 판단에 따라 폐기를 결정하고 매각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최초 1억 2천만 원으로 시작한 경매가 7차례나 유찰됐고, 결국 154만 원에 겨우 낙찰됐습니다.
제작 비용의 0.1%도 안 되는 가격입니다.
[거제시 관계자]
"철거하면서 너무 아쉬운 부분이 있고 해서 거제시가 누군가가 재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한번 입찰을 붙여봤고."
매매계약이 예정대로 체결되면 낙찰자는 30일 안에 무게 120톤이 넘는 거북선을 직접 가져가야 합니다.
MBC뉴스 정성오입니다.
영상취재: 신진화(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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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성오
16억 원 들인 '짝퉁 거북선'‥154만 원에 겨우 낙찰
16억 원 들인 '짝퉁 거북선'‥154만 원에 겨우 낙찰
입력
2023-05-1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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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5-1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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