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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범과 싸워라? FBI 영상에 "목숨 거는 지침" 비판

총격범과 싸워라? FBI 영상에 "목숨 거는 지침" 비판
입력 2023-05-17 20:33 | 수정 2023-05-1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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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도망치고, 숨고, 싸워라.'

    3년 전 미국 연방 수사국, FBI가 총기 난사 생존 요령이라면서 만든 영상의 내용입니다.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총기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지침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강나림 특파원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술집에서 싸움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아비규환 속에 여성 종업원이 침착하게 비상구를 확인해 손님들을 대피시키면서 충고를 남깁니다.

    "달리는 사람은 총으로 맞히기 어려워요, 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한 여성 손님은 술집 안 창고에 숨어서 무기가 될 법한 물건을 집어들고, 또 다른 손님은 총격범과 싸우겠다며 뛰쳐나갑니다.

    "싸워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무기를 제압하고, 총격범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실제 상황이 아니라 미국 연방수사국, FBI가 3년 전 만든 총기 난사 상황 생존 요령 영상입니다.

    도망치는 게 불가능하면 총격범과 맞서 싸우라면서 손님들이 총격범을 제압하는 상황을 보여주며 영상은 끝납니다.

    "당신이 준비돼 있다면, 총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기억하세요. 도망치고, 숨고, 싸우세요"

    최근 이 영상이 SNS를 통해 다시 퍼지면서 "실패했을 때 목숨을 대가로 치러야 하는 지침"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비현실적인 지침도 문제지만, 마치 재난 상황처럼 대피 요령만 알려주는 게 근본적인 총기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는 겁니다.

    최근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10명이 희생된 버팔로 총격 사건 1주년을 맞아 "미국은 총격범을 피하고 숨는 법을 배우거나 탈출구를 찾는 나라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총기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텍사스주 햄버거 가게에서는 12살 소년이 자신과 시비가 붙은 종업원을 총으로 쏴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한인 교포 일가족을 포함해 9명이 사망한 텍사스주 쇼핑몰 총기 참사가 발생한 지 일주일만입니다.

    "총기 난사 시대에 살아남는 법"으로 알려진 지침이 뒤늦게 조롱의 대상이 된 가운데, 살아남는 요령을 가르칠 게 아니라 총기 난사가 일상이 된 미국의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영상취재 : 안정규(뉴욕) / 영상편집 :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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