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중고 사기 피해를 당한 피해자가 의문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교도소에 수감된 가해자한테서 온 편지였는데 "꼭 이렇게 해야 했느냐?" "당신도 지금 심정을 꼭 느끼게 해주겠다" 이런 섬뜩한 협박이 담겨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40대 박 모 씨는 이틀 전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발신자는 자신에게 사기 피해를 입혀 수감된 민 모 씨.
"저 기억하시죠?"라는 말로 시작한 편지는 "지금 심정 꼭 당신도 느끼게 해주겠다" "부디 잘 지내고 계셔라" 등 섬뜩한 협박으로 가득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해 1월.
박 씨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카메라를 판다'는 민 씨에게 45만 원을 보냈지만, 물건은 받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박 모 씨/사기 피해자]
"(송금한 지) 한 시간 정도 지나고 나서 계좌를 조회를 했더니 사기 피해 (입힌) 계좌가 뜨더라고요."
민 씨에게 당한 피해자는 모두 26명.
사기와 강도 전과가 있었던 민 씨는 지난달 징역 2년 형이 확정됐습니다.
이후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해주기 위해 교도소 영치금이 압류되자, 앙심을 품고 편지를 보낸 겁니다.
주소를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박 모 씨/사기 피해자]
"판결문을 보니까 배상명령 신청을 한 사람들 저 포함해서 이름하고 현재 거주지가 전부 다 기록이 돼 있더라고요."
공포를 느낀 박 씨는 협박죄로 민 씨를 고소했지만, 이사를 갈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박 모 씨/사기 피해자]
"제가 없을 때 가족들한테 해코지를 하거나 혹은 저라고 착각을 해서 전혀 관련없는 사람한테도 해코지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서."
이처럼 개인정보가 쉽게 노출되는 건 민사 소송 관련 결정문이나 판결문입니다.
성범죄 같은 강력 사건 피해자들이 민사 절차인 위자료 소송 등에 주저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승재현/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
"가해자가 언제든지 보복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보복을 막는 것 이건 국가기관이 해야 되는 일이고, 그것을 내버려 둔다는 것은 위험을 방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형사 사건에서 이어진 민사 소송의 경우, 가해자에게 보내는 판결문에서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삭제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습니다.
MBC뉴스 이지은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임주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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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이지은
[제보는 MBC] "부디 잘 지내라"‥교도소에서 날아든 '협박 편지'에 경악
[제보는 MBC] "부디 잘 지내라"‥교도소에서 날아든 '협박 편지'에 경악
입력
2023-05-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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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5-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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