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한 기업의 회장이 시속 160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서울 도심을 질주했습니다.
이런 경우에 그냥 범칙금만 내는 게 아니라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는데요.
경찰이 차량 주인인 회장을 불렀는데, 같은 회사의 부장이 자신이 운전을 했다면서 거짓 진술을 했습니다.
결국 회장과 부장, 두 사람 모두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제은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늦은 밤, 서울 올림픽대로.
고급 수입차로 통하는 페라리 차량이 시속 16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다, 과속 단속 카메라에 적발됐습니다.
이 도로의 제한 속도는 시속 80km입니다.
차 주인은 전기 설비 제조업체인 LS일렉트릭의 구자균 회장.
경찰은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습니다.
도로교통법상 제한 속도의 80km를 초과하면 범칙금에 그치지 않고, 형사처벌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달여 뒤 경찰에 나온 사람은 구 회장이 아니었습니다.
이 회사 총무팀에서 차량 관리 업무를 하는 김 모 부장이 대신 출석한 겁니다.
적발 당시, 자신이 차를 몰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나흘 뒤, 김 부장은 말을 바꿨습니다.
운전자는 따로 있고, 자신은 진짜 범인을 도피시켰다며, 자수서까지 제출했습니다.
두 달 뒤, 실제 운전자인 구 회장이 경찰에 나가 과속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경찰의 출석 요구가 구 회장이 잘 안 쓰는 업무용 휴대전화로 와서 몰랐다"며 "차량 관리를 맡았던 김 부장이 다른 경로로 적발 사실을 먼저 알고, 스스로 경찰에 출석했다"고 해명했습니다.
[LS일렉트릭 관계자]
"처음에 이렇게 (단순히) 딱지 끊는 건 줄 알고 얘기를 했던 거고 조사를 받는데 '이게 그런 사안이 아니구나'라는 걸 이제 알게 돼서 바로 자수하는 형식으로 자백을 번복을 한 거죠 진술을."
경찰은 지난달 구 회장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김 부장을 범인 도피 혐의로 각각 검찰에 넘겼습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임지환 / 영상편집: 최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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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제은효
"시속 160km, 회장님 차 제가 몰았습니다"‥'과잉 충성' 간부의 운명은?
"시속 160km, 회장님 차 제가 몰았습니다"‥'과잉 충성' 간부의 운명은?
입력
2023-05-1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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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5-1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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