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최근 몇 년간 미국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현대 기아차의 일부 차종만을 골라서 훔치는 범죄가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이에 차량 주인들이 차량의 보안장치가 취약해서 일어난 일이라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는데, 현대 기아 측이 2억 달러, 우리 돈으로 2천7백억 원을 소비자들에게 지급하고 도난 방지 장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왕종명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미국의 한 고속도로에서 흰색 차가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고 멈춥니다.
근처 도시에서 10대 4명이 기아차를 훔쳐 도망가다 사고를 낸 겁니다.
주택가를 질주하다 잔디밭에 멈춰선 차.
10대들이 훔친 현대차입니다.
현대·기아차를 훔쳐 폭주하는 10대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미국에선 '기아 보이즈'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습니다.
['기아 보이즈' 다큐멘터리]
(이 동네에 '기아 보이즈'가 얼마나 되죠?)
"수백 명? 기아 보이즈, 소나타 보이즈."
('기아 보이즈'를 언제 시작했나요?)
"거짓말 안 하고 3년 전 여름부터요. 현대차, 기아차."
그 만큼 차를 훔치는 게 쉽다는 겁니다.
도난 방지용 특수 암호키가 없는 보급형 차량이 범행 대상이었습니다.
주로 운전에 미숙한 10대가 차량을 훔친 탓에 인명 사고도 속출했습니다.
[롭 본타/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현대·기아차는 비용을 들이지 않고 도난 방지 장치 없이 시동을 걸 수 있는 차를 만들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다 못한 차량 주인들은 값싼 보안 장치 때문에 이미 차량 절도를 당하거나 앞으로 당할 수 있다면서 집단으로 소송을 냈습니다.
현대 기아차는 결국 2억 달러, 우리 돈 2천7백억 원을 보상하기로 소비자 측과 합의했습니다.
미국에서 팔린 2011년~2022년 형 모델 약 900만 대가 절도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830만 대는 도난 방지를 위해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기로 했습니다.
이게 불가능한 차량은 도난 방지 장치를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최대 3백 달러, 약 40만 원을 현금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현대 기아차는 법원이 이번 합의안을 최종 승인한 뒤에 집단소송 참가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왕종명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효(워싱턴) / 영상편집: 최문정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뉴스데스크
왕종명
현대기아, 차량도난 집단소송에 2억 달러 보상 합의
현대기아, 차량도난 집단소송에 2억 달러 보상 합의
입력
2023-05-19 20:11
|
수정 2023-05-19 20:40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