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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한바퀴] '웅' 벌 소리가 사라졌다‥야생벌 없어지면 생태계 붕괴

[지구한바퀴] '웅' 벌 소리가 사라졌다‥야생벌 없어지면 생태계 붕괴
입력 2023-05-19 20:14 | 수정 2023-05-1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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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몇 년 전부터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꿀벌의 집단 폐사와 실종.

    그런데 기르는 꿀벌뿐 아니라 야생벌들의 사정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특히 야생벌의 감소는 생태계에 더 큰 위협이라고 하는데요.

    종류와 개체수가 빠르게 줄고 있는 야생벌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키 작은 나무들이 한껏 피워낸 꽃들 사이로 여러 종류의 야생벌들이 날아다닙니다.

    꿀을 찾아 꽃에 앉았던 긴얼굴애꽃벌은 다리에 꽃가루를 잔뜩 달았고, 작은 호박벌처럼 생긴 좀뒤영벌도 분주합니다.

    고목으로 만든 큰 벤치는 어리호박벌의 공동 주택입니다.

    [김일권 박사/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국립수목원에는) 굉장히 다양한 꽃들이 있는 만큼 벌들이 유용할 수 있는, 사용할 수 있는 그런 자원이 풍부하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목원을 벗어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장기간 야생벌을 추적 관찰해온 이흥식 박사는 지난 20년 사이 서울 보라매공원과 한강공원에서 야생벌이 90% 이상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흥식 박사/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관]
    "'어 진짜로 왜 이렇게 없지' 할 정도로 새로 심은 그 싱싱한 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벌 한 마리 날아다니지 않는 장면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벌은 꽃가루를 옮겨 식물이 번식할 수 있게 해줍니다.

    벌의 매개 역할은 꿀벌이 30, 야생벌은 70%를 맡고 있는데, 꿀이 많은 일부 꽃을 좋아하는 꿀벌과 달리 야생벌은 다양한 꽃들을 오가며 생태계 다양성을 지킵니다.

    국내에선 몇 년 새 꿀벌이 60%나 줄었는데, 야생벌이 급감했다는 건 생태계에 더욱 치명적입니다.

    기후변화와 개발, 그리고 살충제 사용이 계속된다면 야생벌은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진우 박사/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
    "(국내에서) 살충제 피해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중요한 원인으로 간주하고 있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보입니다."

    국내 벌 종류는 약 4천4백 종.

    사람과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합니다.

    [조수정/'벌볼일있는사람들' 공동대표]
    "서식할 수 있는 공간, 그냥 땅들을 좀 내버려두는 공간들이 있다면 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거라는 거죠."

    전 세계적으로는 벌의 종류가 25%가량 줄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벌이 사라지면 여러 식물종의 연쇄 멸종은 물론 식량 생산도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래서 벌을 지키는 건 우리를 지키는 일이고 유엔은 지난 2017년 세계 벌의 날을 지정했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독고명 / 영상편집: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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