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상가들이 밀집된 번화가의 한 음식점 안에서 한밤중에 불이 났습니다.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고, 안에 사람도 없어서 자칫 큰불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마침 근처를 지나던 시민들이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서 큰 피해를 막았다고 합니다.
송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5일 밤, 서울 송파구의 한 음식점.
영업이 끝나 캄캄한 주방 쪽에서 갑자기 불꽃이 번쩍이더니, 순식간에 불길이 커집니다.
같은 시각, 마침 인근을 지나던 행인 세 명이 불이 난 가게 앞으로 다가옵니다.
어린이가 포함된 일가족입니다.
엄마가 119에 신고를 하고, 가게 문이 잠긴 걸 확인한 아빠는 벽돌을 집어던져 유리창을 부숩니다.
옆 가게에서 들고 온 소화기로 내리치고, 심지어 맨손으로 유리창을 떼어내기도 합니다.
운동화를 신은 또 다른 시민은 가게 안으로 뛰어들어 소화기로 불을 끕니다.
이 모든 게 3분 남짓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불이 난 음식점입니다. 깨진 창문 안으로 검게 그을린 주방이 들여다보이는 상태입니다.
화재 진압을 주도한 시민들은 상가 밀집지역에 가족과 산책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불이 난 가게를 보고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최형규/화재 진압 시민 (국군복지단 상사)]
"어떤 시민분이 그 유리를 먼저 깨고 계셔서 저도 그냥 거기에 동참해서 '그 유리를 치우고 빨리 들어가서 꺼야겠다' 그런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시민들에게 소화기를 내준 옆 가게 주인은 자신도 다른 소화기를 들고 현장을 지켰습니다.
[송현창/옆 가게 주인]
"그 순간은 정말 내 거 네 거 생각할 그럴 겨를도 없이 무조건 불을 꺼야겠다는 생각뿐이어서‥"
소방당국은 영업을 마친 주방의 가열된 기름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최형규/화재 진압 시민]
"(가게 안에) 기름류도 있고 위험한 것들이 좀 많았는데 그때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안 했습니다."
화재 소식을 뒤늦게 듣고 달려온 가게 주인은 거듭 고마움을 나타냈습니다.
[화재 음식점 주인]
"정말 감사드리고요. 어떻게 보면 남의 일일 수도 있는데 그분들 없었으면 가게가 이제 큰불이 났을 거고‥"
시민들의 발 빠른 대처 덕분에 큰 피해를 면한 가게는 내부 수리를 마치는 다음 주쯤 다시 문을 열 수 있게 됐습니다.
MBC뉴스 송재원입니다.
영상취재 : 고헌주, 윤병순 / 영상편집 :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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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송재원
[제보는 MBC] 문닫은 음식점에서 '불길'‥시민들이 힘 합쳐 불 껐다
[제보는 MBC] 문닫은 음식점에서 '불길'‥시민들이 힘 합쳐 불 껐다
입력
2023-05-19 20:25
|
수정 2023-05-1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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