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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유서 추가 발견‥"노조 탄압 중단시켜 달라"

마지막 유서 추가 발견‥"노조 탄압 중단시켜 달라"
입력 2023-05-23 19:44 | 수정 2023-05-23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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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분신으로 숨진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 씨가 죽음을 앞두고 작성한 마지막 유서를 MBC가 추가로 입수했습니다.

    먼저 나왔던 세 통의 유서와 추가로 공개된 동료들에게 쓴 유서, 그리고 이와 별도로 아는 기자에게도 유서를 남긴 건데요.

    기자에게 남긴 유서에는 노조에 대한 정부 탄압을 언론이 중단시켜 달라는 간절한 부탁이 담겨있었습니다.

    차주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고 양회동 씨가 분신 현장에 타고 갔던 승용차입니다.

    운전석 앞 유리 앞에 가족, 노조, 야당 앞으로 쓴 유서 3통이 각각 밀봉돼 놓여 있었습니다.

    차량 안 조수석에는 또 다른 유언이 담긴 노트 1권이 남아있었습니다.

    전날 집 근처 할인용품 매장에서 직접 구입한 노트입니다.

    밀봉된 3통과 달리, 동료들 앞으로 남긴 유서는 글씨를 많이 흘려 썼습니다.

    [고 양회동 씨 유가족]
    "평소에 처남이 글씨 쓰는 걸 몇 번 봤는데 글씨를 정자로 아주 반듯하게 천천히 쓴 거는 정말 왼손으로 쓰면서 잘 쓰더라고요."

    그리고 뒷장에는 또 한 장의 유서가 있었습니다.

    양 씨가 분신 현장으로 와달라고 한 YTN 기자에게 남긴 이 유서 역시 흘려 쓴 글씨체로 작성됐습니다.

    첫 문장은 '시간이 없어 두서없이 마구 쓰니 이해해 달라'였습니다.

    [고 양회동 씨 유가족]
    "의심의 여지가 없는 거죠, 그건. 저희가 봤을 때는. 또 본인이 쓴 거라고 해서 경찰분이 주셨기 때문에…"

    '건설노조 탄압이 저 하나의 목숨으로 중단'되기를 바란다.

    '정당한 노조 활동을 한 것뿐인데 구속영장 청구까지 하고 더는 탄압을 견딜 수 없다'.

    양 씨는 언론에 '제발 노조 탄압을 중단시켜' 달라고 부탁하며, 유서를 끝맺었습니다.

    [홍성헌 부지부장/분신 목격자]
    "'형님, 저는 억울합니다. 형님, 제가 공갈 협박범이랍니다. 애들이 알까 봐 무섭습니다. 형님, 저는 억울합니다.'"

    '분신 방조와 유서 대필'

    조선일보가 제기한 의혹에 밀려, 쌍둥이 남매를 둔 한 건설노동자가 목숨을 끊은 이유는 누구도 묻지 않습니다.

    [홍성헌 부지부장/분신 목격자]
    "라이터를 가슴에 대고 있는데 '그럼 당신들은 어떻게 했겠느냐'라고 제가 되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이라면 그 순간 같은 동료이고 같은 고향 후배가 온몸에 휘발성 물질을 뿌리고 앉아 있는데, 그러면 당신은 어떻게 했겠느냐."

    법원과 검찰청 사이, 현장은 분신 발생 직후 곧바로 정리됐습니다.

    [홍성헌 부지부장/분신 목격자]
    "정신을 차리고 잠깐 보니까 폴리스라인 친 거 다 없애버리고 여기다 흙 뿌려서 주변 정리 다 해놨어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깨끗하게 정리된 분신 현장에는 잿더미 아래 녹아 눌어붙은 고 양회동 씨의 분신 같은 조각이 남아있습니다.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 양회동'

    양 씨의 가슴에 붙어있던 이 건설노조 명찰은 벌써 20일이 넘도록 이곳 분신 현장에 방치돼 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송지원 / 3D그래픽: 정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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