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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나 악마 만들지 마‥출소하면 찾아간다" 재소자 '협박 편지' 공포

[단독] "나 악마 만들지 마‥출소하면 찾아간다" 재소자 '협박 편지' 공포
입력 2023-05-24 20:06 | 수정 2023-05-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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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사기 가해자가 피해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협박하고 있다는 소식을 지난주에 전해드렸는데요.

    보도가 나간 이후에 이 가해자로부터 '협박 편지'를 받고 있다는 분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편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피해자만 일곱 명인데, 노골적인 살해 협박까지 받게 되자, 결국 이사를 간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먼저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약 100만 원의 사기 피해를 당했던 A씨.

    재작년 12월,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교도소에 수감된 사기 가해자 고 모 씨가 보낸 것이었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압류를 좀 풀어달라"고 부탁합니다.

    떼먹은 돈을 돌려주기 위한 소송에서 진 탓에 교도소에서 갖고 있던 영치금이 묶이자, 피해자들에게 편지를 썼던 겁니다.

    그런데 A씨의 반응이 없자 재소자 고 씨는 편지를 또 보냈습니다.

    부탁이 아니라 대놓고 '협박'이 시작됐습니다.

    "살인이란 게 우발보다는 분노가 쌓이고 쌓인 것"이라고 위협하더니, 한자로 '죽을 사' 자를 써가며 "출소하면 '사'죄드리러 찾아가겠다"고 합니다.

    [A씨/피해자]
    "출소하고 며칠 기다렸다가 사죄드리겠다고 하는데, '사'(死)자만 딱 너무 티나게 썼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이제 섬뜩하죠."

    "사람 악마로 만들지 맙시다"라는 글과 함께 섬뜩한 표정의 얼굴을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

    이달 초까지 6번이나 편지 테러를 당한 A씨는 결국 이사까지 가야 했습니다.

    [A씨/피해자]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죠. 혹시 제가 없을 때 오면 어떡하나‥"

    고 씨는 사기죄로 징역 2년을 받아 재작년 9월부터 복역 중입니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어린이 도서나 스포츠용품 등을 판다고 글을 올린 뒤, 돈만 떼먹었습니다.

    확인된 피해자가 99명, 모두 3천여만 원을 챙겼습니다.

    현재 7명으로 확인된 '협박' 피해자들이 받은 편지가 수십 통입니다.

    [B씨/피해자]
    "소름끼치죠. 이 사람이 언제 어떻게 집 근처에 올지 저한테 접근을 할지, 아이한테 보복을 하지는 않을까 이런 두려움도 많이 생기죠."

    이번에도 피해 배상을 위한 민사 소송 판결문이 문제였습니다.

    원고인 피해자들의 주소가 피고이자 가해자인 고 씨에게 고스란히 드러난 겁니다.

    [A씨/피해자]
    "가해자인데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의) 신상공개를 다 했기 때문에, 법이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것 때문에 좀 불안하죠."

    고 씨의 출소는 오는 9월, 넉 달밖에 안 남았습니다.

    MBC뉴스 이지은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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