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현장 경찰관 정신 재무장해야"‥일선 경찰들 '부글부글'

◀ 앵커 ▶

지난주 건설노조 민주노총의 집회 이후, 이렇게 정부와 여당, 경찰까지.

집회 시위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장 대원들의 정신 재무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경찰청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경찰 수뇌부들이 현장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면서 내부 갈등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송서영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어제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경찰청 내부 문건입니다.

하루 전인 그제 경비과에서 작성했고, 외부유출이 금지된 '특별취급'이란 빨간색 글자가 선명합니다.

제목은 '최근 대규모 집회에 대한 사후 평가'.

경찰청 경비국장이 주재한 회의 결과라고 합니다.

우선, 지난주 건설노조의 1박2일 투쟁 시 노숙을 방치했다고 진단합니다.

도로 무단 점거 때 경찰의 안일한 대응에 비난이 있다며, 엄중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모든 기동대원들의 '정신 재무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역량 강화를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내부 직원들의 불만과 비난도 감수하겠다는 말까지 덧붙였습니다.

문건이 공개되자 익명 커뮤니티에는 일선 경찰관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경찰청 지휘부의 만행'이라는 표현과 함께 "지휘관들이 본인의 책임을 피하려 강경 진압 지시하지 않고 기동대원 탓을 한다", "필요한 건 기동대원의 정신 재무장이 아니라 간부들의 지휘 역량과 책임 떠넘기기의 개선"이라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인력 부족과 피로 누적 등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비판도 빗발쳤습니다.

[민관기/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
"현장에서 적은 인원으로 시위대를 해산하거나 체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기강 해이로 시위 집회를 관리하지 못한 부분을 책임을 묻는 듯한‥"

어제 국무회의에서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맞물려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경찰과 관계 공무원들은 불법 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해 줄 것을 당부합니다."

정부·여당의 '불법 집회 강경 대응'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은 전국 기동대 131개 중대를 동원해 시위 현장의 해산과 체포 등에 중점을 둔 '집회 대응 훈련'을, 내일부터 3주간 진행합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편집: 권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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