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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MBC] 장애인 주차구역 주차방해 신고해도 '처벌 못 해'‥황당한 교통약자법

[제보는 MBC] 장애인 주차구역 주차방해 신고해도 '처벌 못 해'‥황당한 교통약자법
입력 2023-05-26 20:13 | 수정 2023-05-2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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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장애인 주차구역에 비장애인이 주차를 하거나 장애인의 주차를 방해하면 법 위반이고, 따라서 과태료를 물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장애인 주차구역 바로 앞에 차를 대서 주차를 방해해도 아무런 제재를 할 수 없는 곳이 있습니다.

    공항, 버스터미널, 항만 같은 곳인데, 여기선 법 위반이 아니랍니다.

    대체 뭐가 잘못됐기에 이런 황당한 경우가 생기는 걸까요.

    제보는 MBC 이소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하루 평균 차량 4천 대가 드나드는 제주 국제공항 주차장.

    휠체어 그림이 그려진 장애인 주차구역 앞에 외제차 1대가 세워져 있습니다.

    또 다른 승용차도 장애인 주차면 2개를 가로막고 섰습니다.

    장애인 차량이 와도 들어가거나 나올 수 없도록 진로가 막힌 겁니다.

    [위반 차량 운전자]
    "(주차) 자리가 없어요. 그래서 그렇지. 자리가 있으면 안에 들어가지. 들어가지도 못하고."

    장애인 운전자는 몸이 불편한 경우가 많아 막고 있는 차량을 밀기도 어렵습니다.

    [주차 위반 신고자]
    "주차 때문에 몸 불편하신 분이 주차를 못 해 끙끙거리더니 결국 돌아가더라고요."

    보다 못한 시민들이 사진을 찍어 주차위반을 신고했는데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주차 위반 신고자]
    "과태료 부과 대상이 아니다 답변을 받은 거예요. 화가 나잖아요. 이게 주차 방해가 아니면 어떤 게 주차 방해냐…"

    그런데 주차장의 현수막에는 이렇게 주차 방해 시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적혀있습니다.

    이렇게 경고는 해 놨지만 실제로 신고를 하면 과태료 부과도, 어떤 처분도 하지 못한다는 답만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처벌할 법이 없다는 것.

    [오봉식/제주시 교통행정과장]
    "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저희가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신고를 해도 처벌할 수 있는 요건이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법을 찾아봤습니다.

    장애인 편의증진법에는 분명히 주차나 주차방해 모두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

    그런데 공항과 항만 같은 곳은 운수시설이라는 이유로 다른 법이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교통약자법, 불법주차는 있는데 주차방해란 말만 쏙 빠져 있습니다.

    즉 장애인 주차구역 안에 주차를 하면 단속대상이지만 주차구역을 막는다면 단속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오류가 있는 법이 생긴 지 8년이 지났지만 주무부처는 아직 검토만 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저희 교통약자법에는 그게 없어요. 그래서 법 개정을 추진하려고 검토하고 있는 사항이에요. <근데 왜 없는 거예요?> 법이 그렇게 발의가 안 돼 있으니까."

    정부가 구멍 뚫린 법을 수년간 팔짱만 끼고 보고 있는 사이, 장애인의 이동권은 계속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영상취재: 김기호(제주), 김보성(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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