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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학대로"‥가정을 탈출한 아이들

"가난과 학대로"‥가정을 탈출한 아이들
입력 2023-05-26 20:21 | 수정 2023-05-2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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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뉴스데스크 연속기획 '빈곤에 갇힌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 오늘은 가정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가난을, 그리고 학대와 방임을 견디지 못해서 집을 나온 청소년들의 수가 5만 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아픔과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일, 우리 어른들의 몫이겠죠?

    정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년 전 집을 나온 13살 현규.

    60대인 현규의 아빠는 기초생활수급자였습니다.

    [현규 (가명)]
    "돈이 얼마 없어서, 가정 형편도 안 좋고, 좀 아빠가 술을 많이 마시는 거‥"

    아빠의 크고 작은 손찌검이 이어지면서 집에 더 머물 수 없었습니다.

    [현규 (가명)]
    "'뭐, 이 xx야' 하면서, 슬리퍼 던지고 소주병으로 위협한 적도 있어요."

    가정 밖으로 뛰쳐나온 아이들은 5만 6천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영수 (가명)]
    "충전기선 그걸로 등을 채찍 맞는 것처럼 맞았어요. 그리고 프라이팬, 주방에 있는 걸로 다 맞아봤고요."

    인천의 한 청소년 쉼터엔 어릴 때 집을 나온 31명이 살고 있습니다.

    [송원섭/인천광역시 청소년자립지원관장]
    "가정의 학대와 방치와 가정 폭력과 그 외 여러 가지 가정 해체 이유로 본인들의 어떤 생존을 위해서 나오는 친구들이 거의 대부분이거든요."

    이들이 쉼터로 온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부모가 있는 가정에서 나온 건 10명, 조손 가정 2명, 한부모 가정 출신은 18명이었습니다.

    또 절반이 넘는 17명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이었습니다.

    상당수가 학대와 방임에 시달렸고, 가난을 피해 공부와 일을 하고 싶어 집을 나왔습니다.

    그러나, 갈 곳은 마땅치 않았습니다.

    [민철 (가명)]
    "병원 같은 데 접수하는 곳 있잖아요. 영업이 끝나니까 거기 사람이 없으니까 거기서 자다가‥학교에서 점심이랑 저녁을 주니까 그거 먹고 그걸로 버텼어요. 주말에는 그냥 굶었어요."

    범죄의 유혹도 있었습니다.

    [채빈 (가명)]
    "누구 퍽치기라도 해서 돈을 구하고 싶은 거예요. 배고프니까. 죽을 것 같으니까. 성매매 제의가 많이 들어왔어요."

    주거가 없는 상태가 위기로 이어진 셈입니다.

    문제는 이들을 받아줄 청소년 쉼터는 전국 137곳 정도, 수용 인원은 1천3백 명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정부가 위기 아동의 주거권을 확보해주고, 나아가 자립할 기반을 갖출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김효종/광주 남자단기쉼터 소장]
    "이런 친구들은 저 밑에 있거든요. 거기까지 손이 미치지 못하지 않나."

    어릴 때부터 겪어온 가난과 좌절.

    하지만, 누군가로부터 관심을 받고 기회를 얻은 아이들은 다시 일어서길 꿈꿉니다.

    [명호 (가명)]
    "(쉼터에서) 같이 지내는 형들이 이제 다 한두 명씩 대학을 가기 시작하는 거예요. 배워서 가야겠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 손지윤 강종수 / 영상편집: 김하은

    [연속기획 "위기의 아이들, 빈곤에 갇히다"]①빈곤 아동 44만 명‥"더 좋은 곳에 살고 싶지만"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6231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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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속기획 "위기의 아이들, 빈곤에 갇히다"]③한부모 아동 빈곤율 47%‥"모텔 생활 벗어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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