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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 흘러 유해로 만난 '호국 형제'‥"손 꼭 잡고 좋은 곳 가십시요"

73년 흘러 유해로 만난 '호국 형제'‥"손 꼭 잡고 좋은 곳 가십시요"
입력 2023-06-06 19:45 | 수정 2023-06-0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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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 추념식에 앞서 현충원에서는 6.25 전쟁에서 전사한 두 형제의 안장식이 열렸습니다.

    서로의 생사조차 모른 채 전장에서 산화한 형제는 73년 만에 유해가 되어 다시 만났습니다.

    정동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나란하게 세워진 두 개의 묘비.

    6.25 때 전사한 김봉학 일병과 동생 김성학 일병, 두 형제가 모셔진 자립니다.

    현충일을 맞아 국방부는 형제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유해를 한 곳에 안장했습니다.

    무려 73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난 형과 동생.

    12살 때 형들과 헤어져 이제는 노구가 된 남동생 그리고 유가족들은 형제의 영면을 기원했습니다.

    [하정자/고 김 일병 형제 제수]
    "어떻게 해서라도 두 형제분은 이제 손 꼭 잡고 멀리멀리 훨훨 날아 좋은 곳으로 가십시요."

    형제가 다시 만나기까지,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1950년 12월, 동생은 춘천 일대 38선 방어 전투에서 전사했고, 이듬해 형도 강원도 양구 수리봉 '피의 능선 전투'에서 결국 산화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동생의 유해는 전후 바로 수습됐지만, 하필 한자 이름을 잘못 기록하는 바람에 유가족을 찾지 못했고, 홀로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었습니다.

    그러다, 2011년부터 5년 동안 형의 유해가 세 번에 걸쳐 조금씩 수습됐고, 마침 2년 전, 7남매 중 유일한 생존자인 남동생의 유전자 시료가 확보되면서, 극적인 상봉이 이뤄졌습니다.

    두 아들의 생사조차 모른 채 생을 마감했을 할머니 생각에 손자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김미수/고 김 일병 형제 조카]
    "이제는 유해를 찾았으니까 큰아버지 두 분은 이제 편안하게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할머니 꼭 만나서 이때까지 못한 이야기 다 했으면 좋겠습니다."

    6.25 전사자 형제가 국립현충원에 나란히 묻힌 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국방부는 이들을 '호국 형제'로 명명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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