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코로나19가 유행했던 지난 3년 동안 공공 의료원들이 전담 병원으로 지정이 돼서 환자들의 치료를 담당해 왔었죠?
덕분에 시민들은 이제 일상을 되찾았지만, 공공 의료원들은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없어서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건데, 이대로라면 머지않아서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합니다.
의료 안전망이 무너질 거라는 우려 마저 나오고 있는데요.
정혜인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19 전담병원이었던 인천의료원.
지금은 병동 하나가 통째로 비어 있습니다.
[신경희/인천의료원 간호파트장]
"읍압병동으로 다 전환해서 공사한 병동이거든요. 그래서 시설이 많이 아깝죠."
다른 병동의 병실에는 환자가 1명뿐.
5인실을 1인실처럼 쓰고 있습니다.
인공투석실은 불이 꺼져 있고 장비 수십 대는 커버가 씌워진 채 방치돼 있습니다.
충북의 청주의료원.
병실이 의자와 침대 등 안 쓰는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가 돼 버렸습니다.
전담병원 지정은 해제됐지만 56명인 의사 정원은 아직도 11명이 채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석완/청주의료원 관리부장]
"원장님께서 몸소 경영도 하시면서 신경외과 외래 진료, 수술까지 같이 하고 계십니다."
전국 지방의료원의 병상 가동률은 올해 3월 기준 44.6%에 그치고 있습니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의 절반 수준입니다.
전국 35개 공공의료원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5천 4백억 원.
코로나 이전인 2019년보다 4배가량 많아졌습니다.
정부는 전담병원 지정을 해제한 뒤 6개월 동안 손실보상금을 지급했지만, 병원들은 4~5년 정도로 예상되는 정상화 기간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조승연/인천의료원장]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의료진이 떠나고 그 의료진이 충원이 안 되고 (의사) 인건비가 뭐 50%, 100%가 오른 상황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다는 거죠."
지금의 재정난이 계속되면 공공의료원들은 문을 닫아야 할 상황.
[정지환/보건의료노조 부산의료원 지부장]
"다음에 또 이런 감염병 사태가 생겼을 때 우리가 과연 맡을 수 있겠느냐‥ 해도 해도 너무한다‥"
공공의료원의 운영 차질은 고령층과 저소득층 등 의료 취약계층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심영숙/공공의료원 환자 ]
"(약을) 만 원어치만 하면 되는데, 어떻게 된 게 (다른 병원에서는) 삼만 원 사만 원‥ 비싸고 약이 더 많이 들었어, 그래서 도로 여기서 가져다 먹는 거요."
정부도 이같은 상황을 알고 있지만, 추가 지원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준/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
"정부가, 공공병원의 필요성 때문에 만들어졌다면 '너희가 알아서 먹고 살아'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죠."
전문가들은 의료 인력을 찔끔 늘려주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공공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이주혁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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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정혜인
[집중취재M] 코로나 때 전담병원, 지금은 '텅'‥무너지는 공공의료
[집중취재M] 코로나 때 전담병원, 지금은 '텅'‥무너지는 공공의료
입력
2023-06-06 20:08
|
수정 2023-06-0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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