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인터넷 커뮤니티인 '우울증 갤러리'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죠?
우울증 갤러리를 폐쇄하라는 여론이 높았지만, 정부가 결국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는데요.
공감하고 위안을 주는 목적이 더 크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렇다고 이대로 둬도 괜찮은 건지, 조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의 '우울증 갤러리'.
가입절차 없이 아무나 익명으로 글을 쓸 수 있는데, 하루에 6천 개씩 글이 올라옵니다.
'오늘 너무 우울하다', '점점 망가지는 것 같다'는 하소연을 넘어, '모두 잘 있으라'며 뭔가를 암시하는 듯한 말도 합니다.
한성빈(가명) 씨도 5년 전쯤부터 이 사이트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에 학교폭력 피해까지 겪으면서 자퇴를 했고, 우울증 갤러리를 찾게 됐습니다.
[성빈(가명)/'우울증 갤러리' 이용자]
"약간 좀 동질감‥'(나 같은) 이런 사람도 있구나.'"
어쩌다 사이트에서 알게 돼 연락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끝이 좋진 않았습니다.
[성빈(가명)/'우울증 갤러리' 이용자]
"음담패설 글을 올리거나 누가 더 예쁜지 얘기하고 성적인 말을 많이 하고 여자면 다른 쪽으로 이용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무서워서‥"
지난 4월, 10대 학생이 서울 강남 빌딩에서 SNS 방송을 켜둔 채 숨진 사건.
우울증 갤러리에서 만난 남성과 함께 있다가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이후 어린이날에도 이 사이트에서 만난 10대 두 명이 비슷한 시도를 하다가 한강에서 구조됐습니다.
우울증 갤러리에서 만나 미성년자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일명 '신림팸','신대방팸'까지 등장하면서, 사이트를 폐쇄해달라는 요청도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최근 심의에서, 폐쇄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 내렸습니다.
"문제 있는 게시물은 비중이 크지 않다", "해당 게시판은 극단적 선택 유도보다는 우울증에 공감하고 위안을 주는 게 목적으로 보인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도 아닌 사이트 이용자들끼리 교감하는 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우려는 여전합니다.
[서청희/경기 화성시 아동청소년건강복지센터장]
"감정에 대해서 쏟아놓는 식으로,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격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악영향을 줄 수 있겠다‥"
온라인 상의 자살 유발정보는 최근 5년간 7배 넘게 폭증했습니다.
1년 신고 건수가 23만 건, 매일 6백 건 이상의 유해 정보가 쏟아지는 셈입니다.
이를 모니터링하는 전담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복지부는 다음 주까지 2주 간을 '집중 클리닝' 기간으로 지정하고, "온 국민이 직접 유해정보를 찾아서 신고해 달라"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강종수 / 영상편집: 조아라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1388', '다 들어줄 개' 채널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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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조재영
잇단 사고에 말 많은 '우울증 갤러리'‥"폐쇄는 안 한다"는 정부
잇단 사고에 말 많은 '우울증 갤러리'‥"폐쇄는 안 한다"는 정부
입력
2023-06-06 20:35
|
수정 2023-06-0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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