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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철새에서 첫 발견, 방역망 뚫고 퍼지나?

[단독] '살인진드기' 바이러스 철새에서 첫 발견, 방역망 뚫고 퍼지나?
입력 2023-06-08 20:25 | 수정 2023-06-0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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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우리나라에서 이른 바 '살인 진드기'에 물려 목숨을 잃은 사람이 올해만 벌써 3명입니다.

    진드기가 옮긴 SFTS라는 바이러스 때문인데, 걸리면 10명 중 2명이 사망할 정도로 무섭습니다.

    그동안엔 이 진드기가 수입된 동물이나 건초 같은 걸 통해서 들어온 걸로 알려져서 주로 공항이나 항만을 중심으로 검역을 해왔는데요.

    이번에 같은 바이러스를 지닌 새로운 진드기가 중국에서 날아온 철새에 붙어서 국내에 들어온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인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최근 국내에서 발견된 외래종 매부리엉에피참진드기입니다.

    4쌍의 다리를 가진 절지동물로 중국 남부에 폭넓게 분포합니다.

    서울대 연구진은 지난해 4월 인천 앞바다 대청도에서 이 진드기를 발견했습니다.

    중국에서 날아온 철새인 촉새의 몸에 붙어서 왔는데, 진드기에서 치명적인 병원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SFTS 바이러스가 검출됐습니다.

    이른바 '살인 진드기' 바이러스가 철새를 통해 유입된 사실이 처음 확인된 겁니다.

    [최창용/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
    "(철새가) SFTS라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우리나라로 충분히 옮겨올 수 있다라는 가능성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SFTS 바이러스는 치사율 18%의 무서운 바이러스로 백신도 치료약도 없습니다.

    지난 2013년 중국에서 국내로 처음 전파돼 한해 20-30명씩, 지난해엔 40명이 숨지는 등 지금까지 300명 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동안 개나 고양이, 가축 등 동물과 건초를 수입할 때 들어온 것으로 추정돼왔는데, 철새를 통한 유입이 확인된만큼 공항과 항만 검역망을 피해 확산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최창용/서울대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
    "중국에 있던 토종 질병들이 국경을 넘어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철새 이동 경로상에서 이런 바이러스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의 확산은 매개체인 진드기가 늘면서 갈수록 증가할 전망입니다.

    기후변화로 겨울에도 살아남는 진드기가 급증하고 있어, 철새에 붙어 전파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올해 국내 SFTS 감염자는 13명, 작년보다 한달 이른 4월을 시작으로 벌써 3명이 숨졌습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장동준 / 영상제공: 문화유산채널

    ◀ 앵커 ▶

    기후환경팀 현인아 기자에게 궁금한 점 몇 가지 더 물어보겠습니다.

    공항이나 항만을 방역을 하더라도 철새를 통해서 바이러스가 들어온다면 하늘을 막을 수도 없고요, 방법이 없겠습니까?

    ◀ 기자 ▶

    모든 철새가 진드기와 바이러스를 옮기는 건 아니지만, 철새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위험을 줄일 수는 있습니다.

    지난 2013년 SFTS 바이러스를 처음 확인했을 때 당시 치사율은 47%나 됐습니다.

    이런 바이러스가 왔다는 걸 몰라서 의료진이 당황했기 때문인데요.

    이젠 실체와 유입 경로가 확인됐으니, 기존 검역망도 강화하고요.

    철새를 통한 진드기와 바이러스에 대한 조사도 서둘러 보강해야 합니다.

    또 철새가 안전하게 우리나라를 지나가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방음벽 같은 곳에 부딪히거나 사고로 죽을 때 진드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 앵커 ▶

    오늘 보도한 SFTS도 그렇지만, 그 밖에 외래종 진드기를 매개로 하는 다른 위험한 바이러스가 또 유입될 가능성은 없습니까?

    ◀ 기자 ▶

    전문가들도 이 부분을 가장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 지도는 진드기가 전파하는 바이러스 질환인 크리미안 콩고 출혈열 발생 지역입니다.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각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걸리면 치사율이 최대 40%나 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채준석/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크리미안콩고출혈열이) 우리 주변국까지 와 있기 때문에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올지 모르는 그런 바이러스로 생각이 되고 있고, 국내 연구기관에서도 상당히 관심 있게 지금 예의 주시하고 있는 그런 바이러스성 질병입니다."

    ◀ 앵커 ▶

    우리가 코로나19도 백신이 나오면서 위기를 넘겼는데 이 바이러스 같은 경우에도 백신이나 치료제 같은 건 나올 수 없습니까?

    ◀ 기자 ▶

    질병관리청에 물어봤는데, 수년 안에는 어렵다고 합니다.

    따라서 예방이 중요한데요.

    이 바이러스는 특히 50대 이상의 치사율이 높습니다.

    밭일이나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할 때는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고, 옷도 긴 바지나 긴 소매 옷을 입거나 팔 토시를 하는 게 좋습니다.

    풀밭에 앉을 때는 반드시 자리를 깔고 앉는 등 조심해야 합니다.

    ◀ 앵커 ▶

    50대 이상의 치사율이 높다는 것은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위험하다, 이렇게 보면 되겠군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 앵커 ▶

    네, 현인아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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