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북도의회는 4년마다 본회의를 독도에서 열고 있습니다.
독도를 대한민국 영토임을 천명하고, 수호 의지를 다지기 위한 취지인데요.
그런데 올해는 개최 날짜 사흘 전에 장소가 울릉도로 갑자기 변경됐습니다.
일본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박성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울릉도 저동항.
경북도지사와 경북도의회의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어제 경북도의회는 울릉도 안용복 기념관에서 본회의를 열었습니다.
[배한철/경북도의회 의장]
"오늘 경북의 동쪽 끝 울릉도까지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원래 4년마다 독도에서 열리는 회의였는데 본회의 사흘 전 경북도의원들에게 독도 입도를 취소한다고 통보가 갑자기 온 겁니다.
결국 본회의는 독도가 아닌 이곳 울릉도에 있는 안용복 기념관에서 열렸는데, 이마저도 장소가 좁아 20여 분 만에 끝났습니다.
의장은 최근 개선된 한일 관계를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배한철/경북도의회 의장]
"한 3개월 전에 우리가 전부 다 기획을 한 거고, 독도를 간다는 건… 그 뒤에 (한일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잘 흘러가니까 대국적인 차원에서 결정을 내린 겁니다."
하지만 울릉도 본회의에서 하기로 했던 '독도수호 결의안' 채택마저 취소됐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나치게 일본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며 반발했습니다.
[김경숙/민주당 경북도의원]
"(결의안 채택 취소에) 항의를 했고, 굳이 결의문 낭독까지 해서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금이 가는 건 원치 않다라고…"
주민들은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상황에서 '한일 관계가 잘 흘러가고 있다'는 의장의 말을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민정/울릉도 주민]
"후쿠시마 오염수 때문에도 굉장히 국민들이 예민한 시점에 (경북도의회가) 독도에서 자신 있게 회의를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되는지… 좀 너무 화가 나는 상황…"
독도 본회의는 지난 2006년 시작돼 4년마다 빠짐없이 열렸습니다.
[장경식/전 경북도의회 의장 (지난 2019년 6월 10일)]
"경상북도의회는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행동할 때라고 판단하고 오늘 본회의를 독도에서 개최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2019년에는 도의원들이 태극 문양이 그려진 띠를 머리에 두르고, '독도 영유권 주장 철회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포항) / 영상제공: 유튜브 '경상북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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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성아
경북도의회 '독도 본회의' 갑자기 취소‥"한일관계 잘 흘러가니까"
경북도의회 '독도 본회의' 갑자기 취소‥"한일관계 잘 흘러가니까"
입력
2023-06-13 20:22
|
수정 2023-06-1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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