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왜 수수방관했나" 의혹 또 꺼내든 장관

◀ 앵커 ▶

수사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며 분신해 숨진 건설노조원 고 양회동 씨.

유가족은 사흘째 대정부질문이 진행인 국회 방청석을 지키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정부가 사과나 애도의 뜻을 표하지 않을까 싶은 기대 때문인데요.

그 앞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분신을 왜 수수방관했냐"면서 또다시 의혹을 꺼내었습니다.

차주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사흘째 이어진 국회 대정부질문.

고 양회동 씨의 형님은 사흘 내내 방청석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혹시 정부가 사과하지는 않을까, 최소한 애도라도 표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양회선/고 양회동 씨 형]
"정식적인 사과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위로와 유감 표시, 그리고 고인에 대한 진정한 애도, 그런 부분을 솔직히 기대를 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의 분신 조 의혹을 SNS에 올린 원희룡 장관만큼은 꼭 사과하길 기대했습니다.

[민병덕/더불어민주당 의원]
"SNS에 지금도 올려 있는데 이거 사과하실 생각 없습니까."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저는 고 양회동 씨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 자체에 대해서는 평가를 하거나 언급한 사실이 없습니다."

사과 대신 원희룡 장관은 현장에 있었던 동료가 왜 분신을 말리지 않았냐면서, 석연치 않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목격자인 노조 간부를 지목해 지금도 기억이 안 나냐고 되물었습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저는 방조했다고는 안 했습니다. 왜 수수방관했느냐, 왜 말리지 않았느냐. 저는 고인의 죽음이 아니라 부위원장의 실수에 관한 석연치 않은 행동..."

[심상정/정의당 의원]
"저 위에 유족들이 와 있습니다. 말씀 좀 삼가세요."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
"저는 지금도 역시 석연치 않은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안 납니까. 부위원장님, 지금도 기억이 안 나십니까."

당시 목격자가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던 순간은, 분신이 발생한 직후 상황이었습니다.

[홍성헌/고 양회동 분신 목격자 (5월 23일)]
"순간 뻥 소리와 함께 그냥 손을 뒤로 확 넘어가서 그냥 주저앉은 것 같고. 그 다음에 진짜 솔직히 말해서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일단락된 분신 방조 의혹을 장관이 다시 꺼내든 건 2차도 아닌 3차 가해라면서, 유가족은 분노했습니다.

[양회선/고 양회동 씨 형]
"적어도 그 얘기는 꺼내지 말았어야 해요. 남이 아파하면 가서 위로는 못해 주더라도, 가서 상처를 후벼파는 일은 안 하잖아요. 지금 저희 가족들 상처를 또 후벼팠어요."

건설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내일, 건설노조는 정부의 노조 탄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 서현권 / 영상편집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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