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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처박고 식사도 못 해"‥19일 갇힌 2살 몽골 아이

"고개 처박고 식사도 못 해"‥19일 갇힌 2살 몽골 아이
입력 2023-06-14 20:26 | 수정 2023-06-1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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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비자가 만료된 채 체류해 왔던 몽골인이 외국인 보호소에 수용이 됐는데, 이 남성에게는 미숙아로 태어나서 폐 질환을 앓고 있던 두 살 아이가 있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갇혀 지내던 아이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아파하다가, 결국 강제로 추방을 당했습니다.

    이유경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어른들이 모포를 깔고 쉬고 있는 방 한구석.

    한 아이가 사물함과 벽 사이 작은 틈에 고개를 처박고 앉아있습니다.

    지난 4월, 몽골인 아버지와 함께 외국인보호소에 들어온 2살 아들입니다.

    국적이 다른 어른들과 함께 온종일 방 안에 갇힌 생활.

    멍하니 TV를 보거나 사물함을 놀이터 삼아 기어 올라갑니다.

    어른들과 똑같이 받은 김치반찬이 너무 매워, 이틀을 굶었다는 게 아버지 주장입니다.

    [아이 아버지]
    "아이가 어려서 너무 무서워했고, 아빠한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어요. 첫날에는 코 고는 소리로 시끄러워 잠을 자지 못했어요."

    3년 전 임신한 채 한국에 여행을 왔다가 아이를 출산하게 된 이 몽골인 부부는 폐 질환을 갖고 태어난 미숙아 아이의 치료 때문에 출국을 미뤘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비자가 만료된 뒤에도 계속 체류하던 아버지는 무면허로 운전하다 경찰에 붙잡혀, 아이와 함께 보호소에 수용됐습니다.

    [아이 아버지]
    <(보호소에서) 아이를 돌봐줄 기관을 소개했나요?>
    "안 했어요."

    법무부는 "아버지가 바로 출국하길 거부했고 지인도 아이를 맡아주지 않았다"며 "아이에게 휴대폰과 그림책을 제공하고 세 차례 병원 진료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19일 동안 보호소에서 생활하다, 강제 출국당해 몽골로 돌아갔습니다.

    '보호'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 외국인 수용.

    헌법재판소는 "체포나 구속과 똑같은데도 법원 등 중립적 기관의 통제가 없어 위헌"이라며 법을 고치라고 주문한 상태입니다.

    [이일 변호사]
    "자의적이라는 거죠. 아동이 구금될 수 있다. 아니다의 기준을 아무것도 얘기하지 않고 있어요."

    국가인권위원회는 외국인 가족 보호에 적합한 시설을 마련해 달라고 권고했지만, 권고는 13년째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 취재 : 전승현 / 영상 편집 : 임주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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