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택배 차량의 출입을 놓고 갈등이 벌어지는 아파트 단지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아파트 정문에서 경비원과 택배 기사들 사이에 몸싸움과 고성이 매일 같이 오간다고 하는데요.
배송 계약은 택배사와 주민들 사이의 일인데, 정작 경비원과 택배 기사들이 서로 얼굴을 붉혀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변윤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 성남시의 한 신축 아파트 앞.
경비원들이 택배기사들을 못 들어오게 하며 몸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가로막는 경비원들 머리 위로 기사들이 택배상자를 던져 넣기도 합니다.
이런 실랑이가 벌써 보름을 넘겼습니다.
[택배기사 - 아파트 경비원]
"<왜 그래요? 나도 먹고 살아야지 할 거 아니야. 우리도 먹고 살아야지> 당신들 안 돼. 이러면 안 되지. 나 잘려요. 나도 가족이 있어, 그러지 마."
입주민들과 택배기사들의 갈등으로 매일 저녁 아파트 정문 앞에는 이렇게 택배들이 쌓입니다.
큰 보폭으로 다섯 걸음을 걸어야 할 만큼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달 들어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차가 다닐 길이 없는 공원형 아파트라 위험하다는 겁니다.
[00 아파트 주민]
"(택배 차량이) 쭉 오다가 저를 못 보고 여기서 치일 뻔했는데, 뒤에서 남편이 잡아끌어서 안 치였어요. 그런데 그런 경우가 여기서 굉장히 많아요."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라지만, 택배기사들에겐 억지에 가까운 요구입니다.
2.7미터 높이의 택배 차량이 2.3미터 밖에 안 되는 주차장 진입구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상 차량으로 개조하려면 비용을 기사가 부담해야 하고, 물량도 30% 줄여 실어야 합니다.
[김상용/택배노조 경기지부]
"아파트 단지 안에다가도 공간만 조금 내줘라‥거기로 차량을 이동해서 거기서 손수레로 지상으로 나르겠다."
이처럼 기사들이 대안을 제시해도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응답조차 하고 있지 않은 겁니다.
일부 아파트 주민들의 요지부동에 경비원과 택배기사들만 계속 애꿎은 대리전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영상취재: 임지수 / 영상편집: 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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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변윤재
[제보는 MBC] 힘없는 '을'들의 몸싸움‥아파트 '택배 갈등' 계속 나 몰라라?
[제보는 MBC] 힘없는 '을'들의 몸싸움‥아파트 '택배 갈등' 계속 나 몰라라?
입력
2023-06-1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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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6-16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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