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중국의 한 항공사가 승무원들의 표준 체중을 명시하고, 이를 초과하면 업무에서 배제하겠다는 규정을 발표했습니다.
한 마디로 살이 찌면 비행기에 태우지 않겠다는 건데요, 성 차별은 물론이고 노동법 위반 논란까지 일고 있습니다.
윤성철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중국 하이난항공의 승무원 지원자들이 면접관 앞에서 차례차례 자기소개를 합니다.
합격을 위해서는 유창한 영어 실력이 필수 조건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빼어난 외모입니다.
면접 현장에서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고, 다양한 각도의 전신사진까지 촬영합니다.
[왕 커위에/승무원 지원자]
"꼭 승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세계를 여행하며 나라 밖에는 어떤 게 있는지 볼 수 있죠. 또 다양한 물품을 파는 면세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승무원에 채용돼도 절대 안심할 수 없습니다.
하이난항공이 최근 객실 승무원들의 체중과 체형을 분류해 과체중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지침을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항공사가 제시한 표준 체중 계산 방식은 키에서 110을 빼는 겁니다.
예를 들어 키가 165cm인 승무원의 경우 표준 체중이 55kg이 되는 셈입니다.
표준 체중에서 5% 이하로 벗어나면 주기적인 체중 측정 의무가 부과되고, 10% 초과 시 비행중단과 감량개시 명령이 떨어집니다.
지침 통보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내에선 "승무원 선발을 미인대회 취급한다", "지침 자체가 성 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체중 감량이라는 추가적인 노동 의무를 부과해 노동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항공사 측은 부랴부랴 "남녀 관계없이 모든 승무원들에 적용"되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하이난항공과 달리 다른 항공사들은 승무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입니다.
호주 콴타스항공은 100년 만에 복장 규정을 개정해, 여승무원이 하이힐 대신 굽낮은 신발을 신을 수 있게 하고, 화장도 자율에 맡겼습니다.
알래스카항공도 지난해 성중립적인 유니폼 지침을 내놨고, 버진애틀랜틱항공과 브리티시에어웨이 등도 유사한 정책을 잇따라 채택했습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
영상편집: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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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윤성철
"뚱뚱한 승무원 비행기 탑승 금지"‥'중국 항공사' 규정 논란
"뚱뚱한 승무원 비행기 탑승 금지"‥'중국 항공사' 규정 논란
입력
2023-06-16 20:25
|
수정 2023-06-1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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