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조국을 떠나 40년이 넘도록 우리 한센인들을 돌봐온 스페인 신부님이 있습니다.
루이스 마리아 우리베 신부님.
이제는 '유의배'라는 한국 이름이 더 익숙한데요.
한때 6백여 명의 한센인 가족과 함께 지냈던 벽안의 노신부님은 지금도 산청 성심원에서 120여 명과 동고동락하고 있습니다.
청빈한 삶 속에서 사랑만큼은 부자라는 유의배 신부님의 하루를 허원철 영상기자가 함께했습니다.
◀ 리포트 ▶
[유의배/산청 성심원 주임신부]
"(이곳 사람들을) 버릴 수 없다 생각했어요. (저도 스페인에서) 고아원 비슷한 곳에 살았어요. 1년. 너무 마음이 슬펐어요..."
고국을 떠난 지 43년. 신부님의 가족이 되어준 건 한센인들이었다고 합니다.
"내가 여기 사는 동안 620명이 돌아가셨어요. (제가) 염을 많이 했어요. 아이고. 고생 이제 없다. 잘들 돌아가셨어요. 어려운 생활 이제 끝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가족들과 시작하는 신부님의 하루.
"<으하하. 시원하니 좋아요.> 시원하고 좋아? 기술 있어요. 배웠어요. 하하하"
[백정임/77세/산청 성심원 가족]
"참, 아이고... 신부님 말도 잘 못하고 하는데 '여기 와서 어찌 저렇게 하지...' 싶은 생각이 들고. 어떨 때는 오빠 같기도 하고, 마음 이리 쓰는 거 보면 아버지 같기도 하고. 남인데도 그리하는 거 보면, 사랑이 없으면 그리 못하지 싶어요."
가난한 삶 속에서 나눌 수 있는 건 사랑 뿐이었다는 신부님.
그런 신부님의 푸른 눈 속에서 이곳 사람들이 발견한 건 무얼까요?
[유의배/산청 성심원 주임신부]
"처음에 내가 아니고 누가 물어봤어요. "현인아~ 신부님 (눈동자) 색 무슨 색깔이에요?" "사랑의 색깔이에요."라고 썼어요."
[유의배/산청 성심원 주임신부]
""신부님은 아무것도 몰라." 이런 말 자주 들었어요. 근데 사람한테 중요한 것은 여기에 있어요. 심장에...그런 마음으로 보통 생활하는 거예요. 특별한 거 하지 않고. 의사도 아니고 선생님도 아니고 그냥 같이 사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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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허원철
허원철
[현장 36.5] 스페인 신부의 파란 눈은?‥'사랑의 색'
[현장 36.5] 스페인 신부의 파란 눈은?‥'사랑의 색'
입력
2023-06-1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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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6-18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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